1년간 밸류업 공시 17개 불과, 불성실 공시 57.4% 증가코스닥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기업으로 배당재원 어려움주주환원 촉진 세제 등 밸류업 지원 유인책도 없는 실정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지난해 5월 28일부터 지난 17일 기준 기업가치제고계획 자율공시를 진행한 코스닥 상장사는 단 17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수(1783개)의 0.9%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85곳(중복 공시는 1개로 통합)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 기간(2023년 5월28일 ~2024년 3월17일) 대비(54곳) 57.4% 증가했다. 엠에프코리아 경우 이 기간 동안 세 차례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한지 1년이 지났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오히려 밸류업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 일환으로 같은 해 5월 한국거래소는 기업가치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각자 핵심지표를 선정해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적자 기업도 많고, 이익 측면에서도 부족해 배당재원 등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지난해 3분기 결산법인 실적을 보면 코스닥 시장의 결산법인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6.22% 감소했다. 순이익도 6조920억원으로 전년 비 29.29% 줄었다. 같은 기간 적자기업은 484사로 코스닥 시장에서 41.98%를 차지한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코스닥 시장 자체 구성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주주환원뿐만 부문보다는 성장을 좀 더 추구하고 있다"며 "또한 국내외 경기 상황에 잘 흔들리기 때문에 향후 1~2년 계획을 확고하게 밝히기 어렵다. 제고가치 계획을 공시하고 외부 변수에 따라 사업 지연이 되면 오히려 투자자들한테 외면 받을 수도 있어 선뜻 발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부진한 중소형 상장사는 증자나 전환사채(CB)로 자금 조달해야 하는데 성장성 우려로 투자가 무산 되는 경우, 변경 취소되는 사례 잦아지면서 불성실공시 법인도 늘어났다는 진단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참여율이 저조함을 인정함과 함께 중소형 상장사의 인력, 조직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장기업의 지원을 위해 밸류업 컨설팅 대상 및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한다. 지원대상을 기존 코스피 3000억원, 코스닥 1500원에서 두 시장 모두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코스닥 경우 지원 규모를 50사에서 70사까지 늘렸다. 3월 하순부터 컨설팅 안내기업 지원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상속세, 주주환원 촉진 세제 등을 포함한 밸류업 세제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중소형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회사들 경우 주주환원이 어려운 상황인데 밸류업 관한 정책적 포지션도 명확하지가 않은 상태"라며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상속세라든지 세법 문제 등은 추진되지 않는 부분, 기업들은 관련 지원 방안이 마련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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