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인 엔씨웨스트, 작년 영업손실 268억원전년도 게임 흥행 일시적···구조조정으로 일시적 반등출범 이후 5개년 제외 '적자 늪'···"현지 인력 운용 영향"
20일 엔씨소프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웨스트는 지난해 매출액 약 1120억원, 영업손실 2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매출은 26.6%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엔씨웨스트는 2012년 설립한 엔씨소프트의 북미·유럽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다. 산하에 북미 퍼블리싱(유통) 총괄 조직인 NC인터랙티브(NC Interactive)와 길드워 지식재산권(IP) 개발 조직인 아레나넷(ArenaNet) 등을 두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지난해 물러난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이 대표로 재직한 기간인 2012~2014년을 포함해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를 냈다. 2023년에는 길드워2 확장팩의 흥행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길드워 IP는 엔씨웨스트가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아레나넷 스튜디오가 개발한 MMORPG 길드워에서 출발했다.
아레나넷은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와 배틀넷의 핵심 개발자 제프 스트레인, 마이크 오브라이언, 패트릭 와이어트 등이 2000년 3월 설립했다. 설립 직후 엔씨가 200억원에 인수했다.
길드워는 2005년 4월 북미와 주요 국가에 출시, 발매 5년 만에 확장팩을 포함해 600만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후속작 길드워2는 콜린 요한슨과 에릭 플래넘이 제작을 총괄했고 2012년 8월에 출시됐다. 이후 확장팩마다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상업적으로 흥행했다.
2023년 출시한 확장팩 '시크릿 오브 디 옵스큐어' 역시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성과에 엔씨웨스트는 현금흐름 개선에 성공했다. 엔씨웨스트의 2023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21억원으로 전년도(-16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엔씨웨스트의 호실적 요인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꼽힌다. 엔씨웨스트는 같은 해 2월 전체 직원의 20%가량을 해고하며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다만, 이런 행보에도 업계에서는 엔씨웨스트가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많았다. 길드워2 등 게임 흥행에 따른 매출 증대 영향보다는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고 봤기 때문이다. 엔씨웨스트는 2023년 영업이익 흑자와 현금흐름 개선에도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엔씨웨스트의 영업손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96억원 ▲2015년 -222억원 ▲2016년 -80억원 ▲2017년 -501억원 ▲2018년 -703억원 ▲2019년 -771억원 ▲2020년 -473억원 ▲2021년 245억원 ▲2022년 –234억원 ▲2023년 37억원이다.
엔씨웨스트의 오랜 부진이 엔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엔씨는 2019년 엔씨웨스트의 재무 개선을 위해 1332억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속된 적자에 엔씨는 북미 사업 전략을 수정해 왔다. 그간 해당 지역 사업은 엔씨웨스트가 총괄해 왔지만, 2023년부터는 신설 '엔씨아메리카'와 투트랙 전략으로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게임 대다수는 엔씨아메리카를 통해 유통한다. 당시 김택진 엔씨 대표 동생 김택헌 전 수석부사장이 대표직을 맡았다.
그럼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자, 엔씨는 지난해 8월 결국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엔씨웨스트와 엔씨아메리카를 맡아 온 김택진 대표 아내 윤송이 이사장과 김택헌 부사장이 대표직에서 각각 물러났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엔씨웨스트,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가 엔씨아메리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웨스트는 북미 개발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을 중심으로 길드워 IP의 확장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며 "엔씨웨스트의 경우 현지 개발 인력을 지속 운영해야 하다 보니 수치적으로 안 좋은 시기가 있고, 좋은 작품이 나오면 매출이 올라오는 흐름을 보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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