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기 주주총회···정의선 재선임트럼프 대응 "현지 최적화로 유연히"'수소' 사업목적 추가···"주도권 확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57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CEO를 맡은 무뇨스 사장이 주주들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은 이동석 사장이 맡아 원활한 의사 진행을 도왔다.
호세 무뇨스 "美 현지화 전략 강화···유연한 대응"
이날 무뇨스 사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시장 성장은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는 모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함께 직면한 상황"이라며 "도전에 위축되지 않고 현대차만의 DNA로 기회를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경영 전략 키워드로 '권역별 최적화'를 꺼내들었다.
그는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기반으로 규제 및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생산 현지화 및 부품 소싱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망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한다. 혼류 생산 시스템도 구축해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 생산하며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단 복안이다.
그러면서 올해 경영 전략으로 권역별 최적화 전략, 전기차(EV) 리더십 강화, 상품·서비스 지속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 협업 확대, 조직 문화 최적화 등을 제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 라인업을 지속 확장해 더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고 규제 대응 엔진을 탑재해 환경 규제에도 대응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반조립제품(CKD) 생산기지를 구축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30 전략을 통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를 투자, 신형 전기차 21종 개발과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글로벌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3열 대형 SUV인 아이오닉9, 신형 팰리세이드 내연기관(ICE)·하이브리드(HEV) 모델, 넥쏘 후속 모델 등 10개의 신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그는 ▲상품과 서비스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전략적 협업 ▲글로벌 '원팀'으로 일하는 체계 구축 등을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다. 또한 투명하고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시행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당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신모델 출시, 사업 성과, 전략적 파트너십 등 계속해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한편, 투명하고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해 주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女 사외이사 탄생···수소사업 확장 기대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진은숙 현대차 ICT담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비롯해 5개 안건을 상정, 모두 원안 승인했다.
특히 진은숙 부사장은 현대차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현대차그룹 총괄을 맡은 장재훈 부회장 후임으로 사내이사에 오른 진 부사장은 NHN 총괄 이사 출신이다. 지난 2021년 현대차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후 지난해 5월부터 ICT 담당을 맡고 있다.
현대차 사외이사 7명 중 3명도 바뀌었다.
현대차는 신규 사외이사로 합류한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사모투자(PE) 대표와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통해 신사업과 금융투자 부문에서 전문성을 확보한다.
김수이 전 대표가 기존 이지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와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이어 현대차 사외이사에 오르며 현대차 이사회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43%로 높아졌다.
사업목적에는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과 부대사업 등도 추가했다. 현대차는 주주 설명회를 통해 수소산업 동향 및 현대차 수소사업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인아 현대차 에너지&수소MI실 상무는 "현대차는 자동차 기업으로서 보유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제조 역량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전환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후속 모델 '올 뉴 넥쏘'의 출시도 예고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18억원이었던 보수 한도가 237억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지난해 말 배당금은 보통주 1주 기준 6000원이고, 지난해 연간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0원 늘어난 주당 1만2000원으로 의결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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