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투자자 지분 전량 구주매출로 진행공모 희망밴드 1만1500원~1만3500원 측정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강병구 대표는 절반이 넘는 구주 매출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FI에 대한 최대주주의 차액 조달 우려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5월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이번 공모를 통해 1494만4322주를 모집하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1500원~1만3500원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2017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종합 물류회사로 CJ대한통운에 이은 업계 2위다. 주 사업은 택배와 생산물류(SCM), 글로벌 복합운송 등이다. 2016년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뒤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해 지금에 이르렀다.
IPO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FI와 구주매출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공모 주식의 절반인 747만2161주(50%)를 구주매출로 모집한다.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 물량(21.87%)으로, 에이치PE는 앞서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몸값을 약 8800억 원으로 평가하며 296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공모가가 상단으로 측정되는 경우 에이치PE는 구주매출로 1009억원을 확보한다. 구주매출은 공모자금이 회사의 발전과 신성장을 위해 투입되는 것이 아닌 기존 투자자에게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통상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FI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던 시기보다 기업가치를 대폭 낮춘 상장에 나서면서 FI에게 차액 보전을 해야 하는 형태로 상당 부분의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 상단 기준 5000억원대로 에이치PE가 투자할 당시에 몸값보다 절반이 줄어든 수치다. 이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80%)와 호텔롯데(20%) 등을 통해 에이치PE의 주당 취득 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상장하면 차액을 보전해 주는 폿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는 이날 기준 주당 5만720원 수준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밴드 하단(1만1500원)에 그치면 차액은 2931억원으로 불어난다. 이에 일반투자자의 투심 위축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FI 지분이 전량 구주매출로 나오도록 주주 간 계약이 되어있고, 이에 대비해 지주와 호텔이 자금조달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요 예측이 부진할 경우 IPO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대표는 "공모가가 밴드 하단 밑으로 결정된다면 증권신고서에 적힌 대로 상장 일정이 중단될 수 있다"면서 "다만 최근 공모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대어'로 평가받는 다른 기업도 상장 일정에 돌입하는 등 시장 내 대기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적이 성장세를 그리는 건 우호적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5733억원, 영업이익 902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0%가량 증가했다. 강 대표는 "롯데 그룹의 시너지(동반 성장)를 토대로 안정적 사업 구조를 갖고 있으며 상장 이후에도 차별화한 고객 서비스와 특화 물류 역량을 강화해 최고의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겠다"면서 "약속배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VAS)를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2021∼2024년까지 동종 기업의 평균 대비 약 20%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 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주주활용 계획은 주가에 대한 부분으로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배당을 얼마 하겠다고 확신은 드릴 수 없지만 2025년도 결산이 끝나면 2026년부터 배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추진, 또 수익성 확보를 통해 주가가 우상향 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공모자금으로 시설자금 (▲택배 인프라 구축 130억원 ▲스마트 물류 구축 90억원 ▲정보통신(IT)/디지털전환(DT) 128억500만원), ▲자회사 투자 200억원 ▲차입금상환에 300억원을 쓸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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