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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주환원' 탈 쓴 식품사 오너 고배당

오피니언 기자수첩

'주주환원' 탈 쓴 식품사 오너 고배당

등록 2025.04.24 14:2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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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주식의 꽃' 배당금은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지속적인 수익 창출의 지표다. 소액주주의 '제2의 월급'으로도 불리지만, 배당 투자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주식 시장에선 투자 개념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짙다. 배당금은 그해 기업의 영업실적에 따라 좌우된다.

특히 식품업계는 배당이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업계 특성상 수익성이 낮은 데다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 정부의 가격 통제 등으로 이윤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식품 상장사 중에서도 배당금 인상에 비교적 적극적인 행보를 밟는 기업들이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 지분이 높은 반면 소액주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주사가 그렇다.

SPC삼립은 지난 5년간 배당금이 꾸준히 오른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1104원(대주주 624원), 2021년 1500원(대주주 1000원), 2022년부터 차등배당을 폐지하고 1700원으로 올린 뒤 지난해 1800원으로 인상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선 분기배당 규정을 신설했다. 3월, 6월,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 이사회 결의로 분기배당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SPC삼립은 지난 2021년 순이익 404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한 뒤 2022년부터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특히 2014년부터 소액주주 배려를 위해 오너일가 배당 규모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차등배당을 2022년 폐지해 오너가 수혜가 대폭 커졌다. SPC삼립은 지주사 파리크라상이 40.66%로 최대주주, 허영인 회장 포함 오너일가와 특수 관계인 지분이 73.57%에 달한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753억원으로 전년(2250억원)보다 66.5%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 정기 주총에서 중간배당을 신설했다. 영업년도 중 1회 이사회 결의로 주주에 이익을 배당할 수 있게 됐다. 동원산업은 김남정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지분 87.82%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유업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줄었으나 배당금은 올렸다. 매일홀딩스의 순이익은 2023년 863억원에서 지난해 540억원으로 37.5% 감소했는데, 이 기간 배당금은 200원에서 250원으로 올랐다. 매일홀딩스의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69%다.

오너일가 지분이 높은 지주사의 배당성향은 자회사보다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비율을 말한다. 일례로 오리온홀딩스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51.60%을 기록했는데, 이는 순이익 1억원을 내면 5160만원을 주주에 배당했다는 의미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투자나 신규 사업 추진 시에도 사용 가능하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1년에 한 번, 많아야 두 번 조금씩 나오는 배당금의 증액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주가 부양이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 오너일가 지분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장사가 주주환원을 내세워 배당금 인상을 정당화하기엔 그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주환원의 방식은 배당금 지급뿐이 아니다. 신규 투자 외에도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기존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것도 주가 부양에 긍정적이다. 기업이 진정 소액주주를 위한다면 단순 배당금 증액보다 더욱 폭넓은 주가 부양 방식을 고안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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