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클러스터 중심부 진출 수익성 저하·적자전환 변수 작용헝가리 '지역 이점' 활용이 관건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이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완공 시점은 올해 하반기 중이다.
앞서 LG마그나는 지난 2023년 연면적 2만6000㎡ 규모의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발표한 완공 시점 그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 공장에서는 구동모터를 비롯해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파워트레인은 동력을 발생시키고 전달하는 구동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으로 구성된다. 공장이 완공되면 약 200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할 예정이다.
이번 공장은 LG마그나의 유럽 내 첫 생산 거점이다. 인천, 중국 남경,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이은 네 번째 공장이자 글로벌 거점 확장의 일환으로 회사 측 기대도 컸던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도 LG전자가 2025년 글로벌 티어1 수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나 완공 시점만 결정됐을 뿐, 현재까지 헝가리 공장의 수주 계획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생산설비를 구축했지만 납품처가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니만큼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고객사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LG마그나의 헝가리 공장은 빠른 가동이 필요하다. 공장 건설이 진행되는 2년 사이 실적 상황이 역전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의 영향은 피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실제 2023년과 2024년 전체 매출을 비교했을 때 1조934억원에서 4431억원으로 6000억원 가량 줄었다. 순손익 또한 522억에서 -10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헝가리'라는 지역 이점을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헝가리는 'EV 부품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시장으로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오펠, 스즈키, BYD 등 이 헝가리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셀 제조사와 전기차 부품 업체들도 대거 진출하면서 이른바 '전기차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파워트레인 부품은 무게와 위험물 규제 이슈로 인해 공급망의 현지화 압력이 강한 품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납기, 비용, 품질 측면에서 헝가리가 전략적 위치라는 평가다. LG전자는 "자동차, 기계 등 산업 분야가 발달한 미슈콜츠시는 우수한 물류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헝가리 정부와 미슈콜츠시 당국도 신규 공장 건설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잠재 고객이 몰려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수익 창출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아우디는 지난 1994년부터 헝가리 죄르에서 35곳(2024년 기준)의 파워트레인 공장을 운영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LG전자의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부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인포테인먼트 △램프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 중 파워트레인이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VS사업본부 전체는 LG전자 전체 매출의 10%(2025년 1분기 기준)를 구성하는 핵심 사업군으로,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비중이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파워트레인 사업은 주춤하고 있지만 핵심 미래 성장동력 사업인만큼 이 부문에서의 사업을 포기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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