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6·27 부동산 대책 전산시스템 반영 작업 1~2주간 주담대·신용대출 비대면 영업 중단 예정"유예기간 없이 시행···창구 상담 문의 많지 않아"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달 27일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의 비대면 접수를 곧바로 중단했다. 이는 은행권이 새로운 규제 내용을 전산 시스템에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주택 가격, 차주의 소득과 상관없이 주담대 한도를 6억원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유주택자의 주담대를 전면 금지하고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후 은행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주담대·신용대출 신청은 전면 중단됐으며 현재 영업점 창구를 통한 대면 영업만 가능한 상태다.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주담대와 신용대출 비대면 접수를 중단했으며 신한은행의 경우 주담대와 전세대출 비대면 접수를 중단하고 신용대출 비대면 신청은 열어뒀다. 신한은행은 이날 중으로 전세대출 비대면 접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점 창구가 없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경우 주요 대출 상품의 접수가 막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을 빠르게 재개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싶지만 규제 강화로 바뀐 부분이 많아 전산시스템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선 일주일에서 열흘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며 주담대의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전산작업에 세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문의를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비대면 영업 재개까지 1~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신용대출은 빠르면 이번 주부터 영업 재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객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당분간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주담대의 약 12%, 신용대출의 약 80%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특히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비대면 대출을 통한 우대금리 혜택 등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편 수도권 주요 지역 은행 영업점 창구는 이날 오전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영업이 시작됐다. 비대면 영업 중단과 대출 규제 강화로 상담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영업점 방문 고객이나 전화 문의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 강남지역 등 일부 점포의 경우 전화 상담이 증가했으며 2~3배가량 대출 관련 문의가 증가했다는 지점도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규제에 유예기간이 있었다면 점포로 사람들이 몰렸겠으나 곧장 시행됐고, 실수요자들은 대체로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에 주택 구매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규제가 발표된 금요일에는 전화 문의가 많았으나 오늘은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단 주택 구매를 준비하고 있던 고객들의 불만을 현장에서 많이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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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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