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퇴직연금에 코인 투자 길 연 트럼프···리플 11%↑

미국 퇴직연금으로 디지털자산 투자 허용

사모펀드·부동산 등 대안투자도 전면 개방

투자 손실, 유동성 문제 등 우려 목소리

그래픽=박혜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직장인들의 퇴직연금(401k)에 디지털자산 투자를 허용하면서 시장이 상승 랠리로 진입했다. 그중 리플은 10% 이상 상승하며 급등세로 나타났다.

5일 오전 9시 20분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1% 상승한 11만7185달러로 나타났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6.1% 상승한 3905.89달러, 리플은 11% 상승하며 3.33달러를 터치했다. 이 밖에 솔라나, 도지코인, 에이다 등 시가총액 상위권의 알트코인도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이번 행정 명령에는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부동산, 사모펀드 등 대안 투자를 폭넓게 개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401k는 미국 은퇴자를 위한 연기금으로, 미국 국세청(IRS) 규정 401k 항목에 정의돼 있어 401k라고 불린다. 그간 위험자산에는 투자 길이 막혀 있었으나 이번 행정 명령을 통해 위험자산 투자의 길이 열리게 됐다.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가상자산 시장이다. 밤사이 소식에 이더리움은 4000달러 재돌파를 목전에 뒀고 리플은 사상 최고가(3.56달러) 돌파를 노리고 있다. 리플은 최근 일본 SBI홀딩스가 비트코인, 금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F)을 당국에 신청하면서 신고가 터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미국 퇴직연금 시장에서 위험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미 노동부와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는 추가적인 규정 변경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렸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 소식은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특히 새로운 자산에 우호적인 젊은 층의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디지털자산이나 사모펀드 같은 자산은 '신중한 투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운용사가 투자에 실패해 가입자에게 큰 손실을 입히면, 법적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는 한 번 투자하면 수년간 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유동성 문제가 있고, 디지털자산은 매일 그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운 가치 평가의 어려움도 존재한다"며 "운용사들이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경우 젊은 층의 투자 선택권 확대, 높은 수익률 등의 장점이 있으나 그만큼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금융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