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삼성SDI 4분기 동반 흑자 달성 전망ESS 집중한 사이,글로벌 경쟁 심화·점유율 역전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올해 4분기 동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이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동반 흑자를 내는 셈이다.
2023년 1분기부터 10개 분기 동안 세 회사가 모두 흑자를 낸 시기는 단 한 번뿐이었다. 당시 SK온이 24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3사 모두 플러스(+) 실적을 냈지만, 다음 분기에 3110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일회성'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들에게 흑자 전환은 단순한 실적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 캐즘'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성 압박이 지속됐고, 그 과정에서 인력 조정과 설비 투자 축소,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쥐어짜기를 반복해 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3사의 설비투자(CAPEX)는 5조3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양적 확장' 대신 '투자 효율화'와 '수익 방어'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AMPC)를 '수익 버퍼'로 활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2225억원)를 제외하면 계속 흑자를 유지해왔으며, 북미 현지 생산 확대에 따라 AMPC 수혜도 매 분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해 4분기 역시 적자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온은 지난 2분기부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합병 효과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며 흑자 전환(609억원)에 성공했다. 이는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이후 두 번째 흑자다. 더 큰 변화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SK온은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며 연간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품게 됐다. 합병 시너지가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면, 분기 '흑자 체질'이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도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SDI는 "IRA와 관세 부과 등으로 목표만큼 적자 폭을 줄이지 못했다. 하반기 매출 증가와 함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오는 4분기는 소형 배터리와 전자재료 중심 수요가 호전되는 등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못박았다.
북미 현지 생산 비중이 낮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대비 AMPC 수혜는 제한적이지만, 소형 배터리와 전자재료 부문에서의 수요 회복세는 뚜렷하다. 여기에 4분기부터 미국 전력용 ESS(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 수주가 본격 실행되고 현지 양산까지 시작되면, 실적 개선 속도는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그간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벗어나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4분기 흑자가 종착지는 아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수익성 안정을 위해 북미 ESS용 배터리에 전략적으로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ESS용 배터리에 집중하면서 줄어든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을 다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신규 증설분을 ESS 전용 LFP 파우치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 2분기부터 가동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 일부 라인을 삼원계 기반 ESS 전용으로 바꾸기로 했고, SK온도 EV 생산라인을 ESS 전용 LFP 배터리 생산체제로 신속히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전기차 배터리 비중 축소로 이어지며 글로벌 점유율 하락을 불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중국 제외) 국내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대비 8.1%포인트 떨어진 3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CATL과 BYD는 각각 2.1%포인트, 3.8%포인트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IRA와 관세 대응을 위해 올해는 국내 3사가 북미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다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아프리카 등 비(非)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내년 글로벌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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