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 적자 누적이 사업 철수 촉매울산 용연 공장 가동 중단 및 구조조정 본격화자금지원·매각으로 부채비율 500% 이하 개선
19일 효성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 6월부터 TPA(테레프탈산) 사업부문의 생산가동을 종료했다. 사실상 TPA 사업을 정리한 셈이다.
TPA는 고기능성 폴리에스터 섬유의 핵심 원료로, 주로 타이어코드·페트병·폴리에스터 필름 등에 사용된다. 효성화학에서 생산된 TPA로 효성티앤씨가 타이어코드 원사를 만들고, 원사는 HS효성첨단소재를 거쳐 최종 타이어코드 제품으로 이어지는 '소재→원사→원단' 수직 계열화 구조의 한 축이었다.
그러나 TPA는 과거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 과잉을 겪었던 원료다. 2012년부터 중국이 TPA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확충하면서 2015년 공급과잉이 최고점에 달했고, 자급률은 사실상 100%에 육박했다. 이에 당시 국내에서 TPA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SK유화 등은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을 과감히 줄이는 등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효성화학은 생산된 TPA의 약 70%를 자체적으로 소비해 당장의 충격은 적었지만, 점차 누적되는 손실로 돌아왔다. 실제로 효성화학의 TPA사업부는 2020년 연간 10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21년 82억원, 2022년 32억원, 2023년 57억원, 2024년 66억원, 2025년 1분기 80억원의 손실을 이어왔다. 회사는 중국 신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 스프레드 축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결국 적자 누적과 사업성 부재 판단에 따라 TPA 사업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까지 매출의 13%를 차지했던 TPA는 올해 상반기 NF3 가스와 합산해도 5%에 불과했다. TPA 유일 생산기지였던 울산 용연 공장도 스크랩(중단)했다. 해당 공장은 42만톤 규모로, 1997년 준공됐다.
효성뿐 아니라 롯데케미칼도 최근까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공급과잉 여파로 울산 1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2공장은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올해 2월에는 파키스탄 소재 자회사 LCPL의 보유 지분(75.01%) 전량을 매각하면서 회사는 TPA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매각금액은 979억원으로, '에셋라이트 전략'에 따른 사업구조 전환과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이었다.
이번 효성화학의 TPA 철수는 효성화학의 재무 체력 회복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회사는 2022년 1분기부터 1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각과 사업 정리를 이어가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사업을 9200억원에 매각했고 이어 온산탱크터미널 사업부도 ㈜효성에 1500억원에 양도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뒤따랐다. ㈜효성은 지난해 총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매입하며 효성화학에 자금을 지원했고, 이러한 개선 노력에 따라 지난해 3분기 9779.3%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해 2분기 498.5% 수준까지 개선됐다.
또한 실적의 발목을 잡던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도 지난 1분기를 끝으로 정기 보수를 마치고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PP사업부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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