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SK스퀘어 보유 콘텐츠웨이브 CB 취득 완료CB 인수로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시 지분율 확대 가능경영 주도권 확보 완료···합병 남은 관문은 KT 결단
5일 IT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3일 콘텐츠웨이브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취득을 완료했다. 이는 과거 SK스퀘어가 보유하던 물량으로, CJ ENM이 넘겨받은 셈이다. SK스퀘어는 웨이브의 지분 40.52%를 가진 최대 주주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달 초 SK스퀘어는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가 발행하는 750억원 규모 제5회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일정이 이번 CB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콘텐츠웨이브에 대한 SK스퀘어의 누적 투자액은 1750억원, CJ ENM은 1500억원이 된다. 신규 발행분과 기존 매각분이 맞물리면서 웨이브의 운영 자금은 확충하면서도 SK스퀘어의 자금 투자 비중이 줄어드는 구조다.
누적 손실만 3160억원이 넘는 웨이브에 자금을 수혈해 온 SK스퀘어로서는 웨이브에 대한 지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CJ ENM도 향후 웨이브에 대한 지분율을 늘려 경영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CB 인수자는 향후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작년 말 진행된 콘텐츠웨이브 CB 차환 과정과 이번 CB 거래 구조는 결이 비슷하다. 당시 웨이브는 2019년 발행한 2000억원 규모 CB 만기를 앞두고 2500억원 규모 신규 CB를 발행했다. 당시 SK스퀘어가 1500억원, CJ ENM이 1000억원을 각각 인수하며 자금을 메웠다.
이번 콘텐츠웨이브의 5회차 CB는 합병 전 마지막 자금조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연내 합병 성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웨이브와의 합병에 대해 "사실은 무조건 올해 안에 되리라 기대했는데 계속 늘어지고 있다"면서도 "연내 (합병 성사가) 어렵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먼저 만기가 도래하는 4회차 CB는 2029년 11월이 만기일이어서 차환까지도 시일이 꽤 남은 상태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은 당초 2024년 말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전체 주주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반년 넘게 지연됐다. 티빙 2대 주주인 KT는 "주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6월 CJ ENM·티빙과 웨이브 간 임원 겸임 방식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주주 간 의견 마찰로 구체적인 합병 방식과 비율은 미정이다. 다만 합병 이후 경영권은 CJ ENM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초 콘텐츠웨이브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웨이브 이사회 과반 역시 CJ ENM 출신으로 교체됐다.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의 통합이 완료되면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판로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티빙과 웨이브 합산 월간 사용자 수는 1187만명으로 넷플릭스(1475만명)에 이은 2위다. 조영신 미디어 평론가는 KCA 기고를 통해 "(콘텐츠웨이브-티빙 합병의)주주 간 동의는 사업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 국민 기업인 KT의 대승적 결단과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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