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8일 월요일

서울 23℃

인천 25℃

백령 25℃

춘천 22℃

강릉 26℃

청주 22℃

수원 24℃

안동 22℃

울릉도 26℃

독도 26℃

대전 23℃

전주 24℃

광주 25℃

목포 25℃

여수 27℃

대구 27℃

울산 28℃

창원 29℃

부산 30℃

제주 29℃

산업 SK실트론 매각, 5개월째 답보···불발 가능성에 촉각

산업 전기·전자

SK실트론 매각, 5개월째 답보···불발 가능성에 촉각

등록 2025.09.08 06:00

차재서

  기자

공유

인수 가격 '3조원' 등 이견에 SK·사모펀드 난항 '국가핵심기술' 웨이퍼···해외로 넘기기도 어려워장기간 교착 상태에 동력 상실···그룹에 잔류할 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전문 기업인 SK실트론의 매각 작업이 수개월째 공회전하고 있다. 인수 가격을 둘러싼 이견과 복잡한 국내외 승인 절차 등이 맞물리며 협상이 지원되는 것으로 감지된다. 거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동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라 SK그룹이 다른 선택지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SK실트론의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불거진 'SK실트론 매각설'에 대한 재공시다. SK㈜는 주요 사모펀드와 SK실트론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왔다. 거래 대상은 보유 중인 51%의 지분과 TRS(총수익스왑) 계약으로 묶인 19.6% 등 총 70.6%다.

SK실트론은 웨이퍼 제조기업이다. 반도체 기판 역할을 하는 200mm, 300mm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데, 300mm(12인치) 사이즈 웨이퍼 영역에선 '글로벌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5개월 넘게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시장에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통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와 달리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사실 초기엔 여러 얘기가 쏟아져나왔다. '알짜기업' SK실트론이 매물로 나오자 여러 사모펀드 운용사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 중 SK로부터 SK스페셜티를 사들인 한앤컴퍼니에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매각 불발' 쪽으로 여론의 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는 탓에 거래를 완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차츰 힘이 실리고 있다.

가격이 첫 번째다. SK 측은 3조원 이상을 받길 원하지만, 실사를 진행하는 사모펀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가 자신들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고, 비싼 값에 회사를 사들이면 향후 되팔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먼저 SK실트론의 실적은 올 들어 소폭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의 경우 매출은 9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16억원으로 17.82% 줄었다. 여기엔 미국법인 SK실트론USA의 부진(영업손실, 1208억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CSS를 보유하고 있는데, 해당 분야가 전기차 캐즘 등 여파에 정체된 상태라 흑자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시장에선 SiC 웨이퍼 사업의 가치를 얼마로 책정해야 하느냐를 놓고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SK실트론 매각 절차가 간단한 것도 아니다. 웨이퍼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기 때문에 설령 외국 자본에 이를 넘기려 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동시에 미국 정부도 자국의 차세대 반도체 관련 기술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SK실트론의 매각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SK 측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협상 난항이 지속된다면 거래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도 매각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지하고 시작하지 않았겠나"면서 "다만 시간이 지연될수록 그룹의 사업과 기업가치엔 부정적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