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전기차 기술 개발 '가속도'中,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 50% 이상시장 선점 위한 전기차 투자 강화 필요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츠와 BMW는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벤츠는 EQ 시리즈, BMW는 i시리즈 브랜드를 전면에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점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넉넉한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 디지털 첨단 기술을 앞세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전동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전 세계 경쟁사들의 기술력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벤츠와 BMW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 참가해 전기차 디자인과 성능을 공개하기도 했다. 벤츠는 베스트셀러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GLC의 전기차 모델을, BMW는 전기 SAV(스포츠액티비티차량)인 '뉴 iX3'로 승부수를 뒀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지만 잠재적인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5년 1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00만대를 초과해 전년 동기 대비 35%(100만 대)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최신 보고서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2030년에 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면서 벤츠·BMW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 세계 1위로, 점유율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태국부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한국까지 판매망을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중국 전기차는 벤츠·BMW의 주 무대인 유럽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인 BYD는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으며 각각 오는 10월과 내년 3월 가동을 바라보고 있다. BYD는 지난 7월 유럽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중국은 계속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28개국에서 중국차 판매량은 약 3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 내 성장 배경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영향이 크다. 중국 정부가 2009년부터 약 15년간 전기차 업체에 지원한 보조금은 2309달러(약 320조원)로 추정된다. 다방면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과거 저렴한 가격 경쟁에만 의존하던 중국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며 글로벌 강자로 부상했다.
중국 업체가 유럽 현지에 건설하고 있는 공장이 가동되면, 고율 관세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벤츠와 BMW는 본고장인 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벤츠와 BMW가 전기차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와 정부의 지원 정책 속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의 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벤츠와 BMW가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 차량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전기차 투자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 두 기업이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압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유럽에서도 적극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유럽 시장 내 저가용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그 틈새를 중국이 파고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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