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 2025' 개최 업계 관계자들 "단계적 접근·투자자 보호장치 필수"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KCMC) 2025' 두번째 세션에서는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의 기조연설에 이어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게릭 스타브로비치 나스닥 부사장의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유관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거래시간 확대의 필요성과 과제에 대해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면서도 "시장 매력도와 신뢰 구축 없이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짚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영국, 홍콩 등 주요국이 거래시간 확대를 논의 중인 만큼 한국도 대응해야 한다"며 "우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체계를 거쳐 24시간 거래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시간 확대는 유동성 제고와 해외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되지만, 분산과 가격 왜곡 같은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릭 스타브로비치 나스닥 부사장은 "24시간 거래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며 "나스닥은 유동성이 적은 종목, 공시와 결제 시점, 투자자 보호 장치 등 과제를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풀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교육과 투명한 데이터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케시 코테차 시타델증권 아시아태평양 대표도 "거래시간 확대 초기에는 유동성 부족과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며 "시장조성자 참여 유도, 투자자 교육,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이 세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조성자에게는 연장 시간대 전용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투자자에게는 애프터마켓의 가격발견 과정과 변동성 특성을 충분히 알리는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서킷브레이커와 마진콜 등 리스크 관리 규정도 정규시장과는 달리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항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결제본부장은 "거래시간 확대는 매매 인프라뿐 아니라 백오피스 결제 체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단순히 시간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T+1 결제 주기를 도입했고, 유럽도 2027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는 시차로 인해 실제 결제 시간이 부족하고, 국내 기관 역시 다층적 구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늦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 자동화와 AI·STP 도입을 통해 인력 부담을 줄이고 결제 안정성을 확보해야 글로벌 투자자도 안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거래시간 확대는 글로벌 유동성 경쟁, 가상자산의 24시간 거래 확산, 국내 ATS(대체거래소) 등장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ATS가 올해 3월 출범한 이후 12시간 거래가 도입되면서 이미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시간외 거래 비중도 10~15%에 달하고 있다"며 "투자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식당 음식 맛이 좋아야 손님이 오듯, 상장기업의 투자 매력 자체가 높아져야 거래시간 확대도 의미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12시간 체계로 운영하면서 성과를 확인한 뒤 24시간 체계로 나아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