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가상자산 시총 증발과 집단 청산 발생연준 금리 인하 전망 나올 시 투자심리 회복 기대단기 지지선 유지 시 강세 전환 기대감도 부상
14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8% 하락한 11만46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코인베이스에서 12만6200달러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시사하면서 7% 가까이 급락했다.
대장주 하락과 함께 이더리움(12.04%), 리플(15.91%) 등 주요 가상자산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클인터넷(11.7%) ▲비트마인(11.2%) ▲코인베이스(7.7%) 등 주요 가상자산 관련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또 이날 미국 주요 기술 기업(빅테크)의 시가총액도 하루 사이 1100조원 넘게 증발하면서 시장 충격이 이어졌다.
연쇄 청산에 충격↑···투심은 일시 진정
가상자산 시장도 570조원 가까이 시가총액이 줄어들었다. 이는 무기한 선물 레버리지에서 연쇄 청산이 일어나 영향을 끼친 탓이다. 청산은 투자자가 유지해야 할 증거금보다 가격이 떨어질 때 자동으로 거래소가 고객의 자산을 매도하는 구조다.
통상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선물 거래보다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 거래' 상품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계약이 만기마다 해소되지 않고 계속 쌓여 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큰 변동성이 수반되는데 미중 갈등 여파로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일제히 청산된 것이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에 청산된 트레이더의 수는 100만명을 상회했으며 규모만 28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자산까지 청산되는 교차마진에 진입한 트레이더들도 다수 존재해 그 여파가 커졌다.
이에 1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돕겠다"고 발언하면서 투심이 진정됐으나 관세 부과일인 11월이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0월마다 비트코인이 상승했던 '업토버' 효과도 일시적으로 사라졌다는 평가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주식보다 가상자산 시장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원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대규모 연쇄 청산이 발생하면서 코로나, FTX 파산사건 당시보다 더 큰 대규모 청산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7일 가상자산 선물 미결제약정이 2335억 달러로 급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레버리지가 높아진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급락하면서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건강한 청산' 주장도···"대체자산 상승세"
탈중앙화 거래소의 청산 금액도 높게 나타났다.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인 하이퍼리퀴드의 청산 규모는 102억달러로 전체 청산규모의 53.6%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바이비트(46억 달러) ▲바이낸스(23억 달러) ▲OKX(11억 달러) 순으로 청산이 발생하면서 역대 가장 큰 청산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현경 연구원은 "가상자산 선물 미결제약정이 대폭 조정되면서 레버리지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 하이퍼리퀴드의 투자자 재진입과 함께 롱/숏 트레이더 비율도 2.09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3.20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 셧다운, 프랑스 재정난, 일본 자민당-공명당 연립 논란이 존재하나 주요국 재정 리스크와 유동성 확대에 따른 대체자산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트릭스포트도 보고서를 내고 "역대 최대 규모 강제청산 직전,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비중이 높고 낙관론이 극도로 강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자동 강제청산 주문이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낮은 유동성과 거래량으로 이런 청산 주문이 수동 체결돼 시장 매도세를 더욱 심화시켰다"며 "시장에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은 거의 모두 청산됐고, 변동성이 진정되면서 새로운 롱 포지션이 다시 구축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의 입 주목···통화정책에 시선 집중
여기에 현지시간 14일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현재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신규 고용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국면 속에서 파월 의장이 연준이 공언한 바와 같이 금리 인하 기조를 시사할 경우 소폭 반등 가능성도 존재한다. 같은 날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도 발언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 시즌과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11만 달러 중반을 유지할 경우 강세장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랭크 피터 바이브 캐피털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의 단기 홀더의 실현 가격인 11만4000달러 위로 다시 올라갔다. 해당 가격대가 주요 지지선으로 작용하며 앞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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