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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환율의 역설?···삼성전자 86조 매출 신기록 비결은

산업 전기·전자

고환율의 역설?···삼성전자 86조 매출 신기록 비결은

등록 2025.10.14 11:43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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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중심'의 반도체 사업이 버팀목 역할 '톡톡'1400원대 높은 원·달러 환율도 호재로 작용한 듯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전자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도 86조원대 판매고를 올리며 1년 만에 분기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수출 중심의 반도체 사업이었는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원·달러 환율이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엔 호재로 작용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14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 86조원과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72%, 영업이익은 31.81%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1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매출도 눈에 띄게 끌어올리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80조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작년 3분기의 79조1000억원보다 7조원가량 늘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는 쪽은 단연 반도체 사업이다. 연초부터 부진했던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6조원에 육박하는 영엽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시장에선 추정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전세계적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눈에 띄게 하락한 원화 가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9일 원·달러 환율은 1350~1400원을 오가며 예년에 비해 크게 뛰었는데, 달러를 주거래 통화로 삼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이러한 추세도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은 해외에서 80~90%의 매출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매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다. 원화로 환산할 때 환차익이 발생해서다. 게다가 반도체는 국제 시세에 따라 거래하며 품질·기술력을 중시하는 업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덜 타는 업종으로 꼽힌다.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량이나 가격이 바뀌지 않는다는 얘기다.

마침 제품 가격도 나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보고서를 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9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6.30달러로 전월보다 10.53% 뛰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MLC)의 9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 역시 같은 기간 3.79달러로 10.6% 오르며 상승세를 지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한동안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파운드리 부문의 손익이 개선되는 동시에 환율도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어서다. HBM 사업의 반등 가능성도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주요 거래처향(向) HBM3E 제품 인증과 내년 HBM4 수출을 기반으로 사업을 회복하면 삼성전자가 2026년엔 관련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면 4분기에도 12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는 것은 물론 내년엔 슈퍼 호황기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며 "범용 메모리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서버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D램·낸드의 가격 상승 추세도 하반기부터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MD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픈AI에 공급할 AI 가속기에 HBM4 물량의 상당 비중을 공급할 것"이라며 "AMD용 HBM 매출이 올해 대비 최소 5배 이상 증가하고, 엔비디아 HBM4 공급 다변화 수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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