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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전자 시총 앞선 인도법인"···'질적 기업' 도약 고삐

산업 전기·전자

"LG전자 시총 앞선 인도법인"···'질적 기업' 도약 고삐

등록 2025.10.15 14:25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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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도법인 시가총액 18.6조 기록···본사 역전LG전자 해외법인 상장 첫 사례···'현지화 전략' 성공질적 기업 성장 교두보···1.8조 자금 본사로 유입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LG전자가 인도에서 질적 성장 성과를 거두었다. 상장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8조6000억원으로 본사를 뛰어넘은 것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 상장이 이례적인 만큼 현지화 전략의 위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조8000억원의 현금도 유입되면서 LG전자가 주력 중인 B2B 기업으로의 전환에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이 전날 상장하고 시가총액 130억달러(약 18조6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상장 하루 만에 본사인 LG전자(13조5200억원)를 넘어섰다. LG전자의 글로벌 사업 중 인도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본사보다 더 높게 평가받은 셈이다.

당초 업계는 예상 공모 규모를 고려해 12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 공모 과정에서 기관과 일반 청약을 합쳐 약 70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일반 청약 경쟁률은 54.0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 증시 역사상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그야말로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번은 LG전자가 보유한 전 세계 약 300개 해외법인 중 첫 상장 사례로, 1997년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LG전자가 강조하던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통상 해외법인은 지배구조 리스크, 공시 부담, 이중 과세, 정보 노출 우려 등으로 상장 사례가 거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도 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LG전자의 IPO는 시장 타이밍에 맞춘 전략적 결정이지, 다른 해외법인 상장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PO의 흥행 배경에는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얻은 두터운 신뢰가 자리한다. 주요 가전 보급률이 절반도 안 되는 인도 시장에서 LG전자가 세탁기 33.5%, 냉장고 28.7%, 인버터 에어컨 19.4%의 점유율로 현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노이다와 푸네 공장, 51개 지역 사무소, 780여 개 브랜드숍을 운영하며 대부분 현지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인도 경제 순환에도 높게 기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 역시 1995년부터 스마트폰과 가전을 중심으로 인도법인을 운영하며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럽·북미·중남미(스마트폰 기준) 등 해외 수출 중심으로 운영하는 반면, LG전자는 인도 내 내수 공급과 남아시아 지역 공급에 집중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 덕분에 인도 내에서 LG전자 법인에 대한 기업가치 인식이 특히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전날 인도를 방문해 ▲인도를 위해(Make for India) ▲인도에서(Make in India) ▲인도를 세계로(Make India Global)라는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상장을 통한 LG전자의 궁극적 목적은 자금 조달이다. 지난달 LG전자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지분 15%를 매각해 1500억루피(약 1조8000억원)를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일괄적으로 본사 현금성 자산에 포함된다.

현재 LG전자는 재무건전성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141.1%, 11.7%로 제조업평균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6월 기준 현금성자산 8조5545억원에서 올해 6월에는 7조5756억원으로 1조원정도 여유가 줄었다. 조달 금액이 지난 분기 별도 현금성자산(1조1000억원)을 훨씬 웃돌기 때문에 단번에 보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인 4분기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흐름 대폭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으며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회사 재무 지표를 더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밝힌 자금 조달 목적은 미래 성장 투자다. 최근 '2030년까지 질적 성장을 5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B2B 중심 기업 청사진 아래 냉난방공조(HVAC), 구독서비스, 전장(車부품), 로봇 등 신사업 중심의 매출 목표를 구체화한 상태다. 기존 사업의 고도화보다는 신시장 개척형 투자 비중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자금 소요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 거점이자 전사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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