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개발 올스톱, 기존 프로젝트 방어 급급차입금 증가·자산 매각, 유동성 위기 심화정부 규제·시공사 이탈, 시행사 존립 불안
17일 시행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3대 디벨로퍼'로 불리는 엠디엠(MDM), 신영, DS네트웍스 중 한 축인 DS네트웍스는 이미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두 곳 역시 사업 확장 대신 기존 자산 방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신규 프로젝트는커녕 착공조차 어려운 현장이 태반"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엠디엠은 한때 개발과 금융을 결합한 사업 구조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로 기조를 선회한 모습이다. 현재는 서초 서리풀 복합업무시설과 용인역 플랫폼시티 등 기존 대형 사업 위주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와 해외 복합 개발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위축과 PF 시장 위기 속에 대규모 신규 투자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엠디엠조차 예전 같은 확장 행보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영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54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간판 사업인 광주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은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포기하면서 착공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현재 새로운 시공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미분양 확대와 자금시장 경색 속에서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영지웰 평택화양'(999세대)과 '지웰 엘리움 양주 덕계역'(1595세대) 등 중대형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분양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가시적 착수 성과는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차입금 증가와 단기 부채 비중 확대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어 향후 사업 추진에 적잖은 제약이 예상된다.
디벨로퍼 업계를 전반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와 금융권의 PF 관리 강화다. 국토부의 개발업 신규 등록은 해마다 줄고 있으며 사업 중단이나 폐업을 신고하는 업체는 되레 급증하고 있다. 시공사 확보조차 어려운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시행사업 자체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장 먼저 균열이 드러난 곳은 DS네트웍스다. 지난달 DS네트웍스는 법원의 회생 절차와 채권단 워크아웃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일시적 유동성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회의적이다.
3년 연속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2023년 756억원, 2024년에는 333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평택 브레인시티, 인천 북항 물류센터 등의 자산을 매각하며 재고 줄이기에 나섰지만 대규모 시공사 미지급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고양 향동과 평촌 현장에서 각각 수백억원대 공사비를 받지 못해 가압류에 돌입한 사실도 알려졌다.
결국 국내 대표 시행사들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침체나 일시적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업계 내부에서는 "기존의 디벨로퍼 산업 모델 자체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냉정한 진단이 나온다.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누구도 대규모 신규 개발에 쉽게 나설 수 없는 구조"라며 "생존을 위한 사업 구조 개편과 수익 모델 재정립 없이는 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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