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주력 사업 위기 속 돌파구 마련에 속도디지털 기술 적극 도입, 새로운 기회 창출신사업 발굴 지속···향후 사업 안정화 기대
GS그룹이 선택한 위기 돌파 해법은 '신사업'이다. 기존 주력 사업의 환경이 악화한 상황 속에서 인공지능(AI)과 친환경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나섰다. 허태수 회장의 기술 혁신 의지를 바탕으로 GS그룹이 신사업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I에 진심"···허태수 리더십 통할까
현재 GS그룹은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DX)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AI 기술을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접목해 사업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GS그룹은 기술 투자에 앞서 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매년 사내 AI 경연 대회인 '해커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내 AI 플랫폼인 '미소(MISO)', 'AIU' 등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글로벌 협업 툴 '노션'을 전 계열사에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계열사별 현장 적용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칼텍스 여수공장, AI 기반 CCTV와 설비 통합관리 구축 ▲GS리테일, AI 자동 발주 시스템 및 스마트 물류센터 ▲GS건설, 근로자 위험 감지 시스템 및 AI 번역 '자이 보이스'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피지컬 AI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 피지컬 AI는 디지털 영역을 넘어 로봇, 자동화 시스템 등 물리적 실체와 결합해 현장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GS그룹은 이 기술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행보는 허 회장의 AI 혁신 의지와 크게 맞닿아 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룹의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 허 회장은 지난해 미국 시애틀과 CES 전시장 등 해외 혁신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점검하기도 했다.
허 회장의 AI 뚝심은 올해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지난 7월 하반기 임원 회의에서 "기술 변화에 둔감하다면 임원 자격이 없다"라며 "기술이 창출하는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고 반드시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GS그룹은 향후 디지털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발판 삼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탈탄소 흐름 가속화···친환경 사업 '잰걸음'
GS그룹은 친환경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와 관련된 선제적인 기술 투자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의 주력 사업이 에너지 분야인 만큼 전략 마련에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GS의 친환경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CCUS) 등까지 영역도 폭넓다. 여기에 청정수소, 폐배터리, 전기차 인프라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사업은 지속가능항공유(SAF)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가 강화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낮은 SAF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SAF의 혼합 사용 의무화가 오는 2027년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각 기업의 투자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GS칼텍스도 SA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앞서 2023년 회사는 대한항공 인천-LA 화물 노선에 SAF를 급유하며 6차례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이후 대한항공이 SAF 사용을 확대함에 따라 GS칼텍스는 내년 말까지 약 1년4개월 동안 김포-오사카 노선에 SAF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첫 수출에도 성공했다. GS칼텍스는 핀란드 네스테의 100%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제조한 'CORSIA SAF'를 일본 나리타공항에 공급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인증받은 CORSIA SAF를 국내 정유사 중에서 상업 규모로 판매한 첫 사례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탈탄소 동향과 이에 따른 고객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새로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여러 파트너사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친환경' 무기로 도약···사업 다각화 속도
GS그룹은 '친환경+AI'를 핵심 축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그룹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약 5년간 친환경 디지털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 2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안팎에선 향후 GS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그룹은 에너지·정유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지만,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면 오랫동안 이어왔던 사업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재 위기와 어려움이 있지만 이는 좋은 투자의 기회기도 하다"면서 "기존 사업에서 성장을 위한 역량을 쌓고, 변화 속 기회에 과감히 도전한다면 다가올 호황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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