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영업 빚 1072조원...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 대출 증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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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빚 1072조원...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 대출 증가 주도

등록 2025.12.23 11:00

문성주

  기자

한국은행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자영업 대출 증가세 둔화...고령층 대출 급증세 보여취약차주 비중, 60대 이상서 가장 높아 '부실뇌관'

저녁 장사를 앞둔 영등포역 5번 출구 앞 먹자골목. 사진=조효정 기자저녁 장사를 앞둔 영등포역 5번 출구 앞 먹자골목. 사진=조효정 기자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이 전세 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의 경우 부동산업 쏠림 현상이 뚜렷하고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개인사업자대출 725조6000억원·가계대출 34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연체율 역시 1.76%로, 올해 1분기 고점(1.88%) 이후 2분기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평균(1.41%)을 웃돌고 있으며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09%에 달해 비취약 차주(0.50%)와 극명한 격차를 보였다.

자영업자 대출 상황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389조6000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124조3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이 163조원임을 감안하면 늘어난 빚의 약 76%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한 셈이다.

한은은 "고연령 자영업자 차주의 경우 고령화, 창업 및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2022년 이후 차주와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 대출의 질과 성격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이하 청년층은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비중이 높은 반면 60대 이상은 임대업 등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8.1%로 타 연령대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고령층일수록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의존도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리스크 요인도 연령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연체율 자체는 40대(2.02%)가 가장 높고 60대 이상(1.63%)은 전체 평균(1.76%)을 하회했다. 이는 고령층 대출이 연체율이 낮은 부동산업에 집중된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잠재적 위험인 '취약차주' 비중은 60대 이상에서 15.2%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으며 최근 상승세 또한 지속되고 있다. 한은은 "고연령 자영업자의 경우 부동산업 대출에 집중되어 있어 부동산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취약차주 대출 비중이 높아 향후 충격 발생 시 이들의 차입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자영업 건전성 제고를 위해 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미시적 정책 대응'을 제언했다. 한은은 "청년층의 다양한 업종 진출 기회 확대, 고연령층의 사업전환 지원 등 맞춤형 대응이 바람직하다"며 "청년 고용기회 확대와 자영업자 부채관리 강화 등을 고려한 보완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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