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상장 공기업 '별도 경영평가' 도입···주주가치·AI 혁신 반영

주주가치·공정공시 등 상장사 특성 반영 지표 도입AI 활용 혁신사업 및 재생에너지 확대 실적 평가

정부가 상장 공기업을 기존 공공기관 경영평가 체계에서 분리해 별도로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주주가치 제고, 공시 정확성, 기술·생산성 혁신 등 상장사 특성을 반영한 평가 지표를 신설해 민간·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기획재정부는 임기근 2차관 주재로 23일 열린 2025년 제12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별도 평가 대상은 7개 상장 공기업이다.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기술,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 등이다.

정부는 이들 기관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기업공시 정확도 등 상장 공기업에 특화된 지표를 새로 도입한다. 주요 사업 지표의 30% 이상은 글로벌·민간기업과의 비교 지표로 설계해 경쟁을 유도하고, 인공지능(AI) 활용 등 혁신 프로젝트는 별도 배점 항목으로 반영해 초격차 기술 개발과 경영 혁신을 촉진할 방침이다.

상장 공기업을 제외한 공기업 24곳에 대해서는 유형별 맞춤형 평가를 강화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에너지, 산업진흥·서비스 등으로 구분해 유형 내 경쟁을 유도하되, 유형 간 형평성을 고려해 절대평가 요소를 병행한다.

평가지표의 대표성과 난이도도 전반적으로 높인다. 최근 3년 연속 고득점(공기업 95%, 준정부기관 100%) 지표는 평가 방식을 변경하거나 다른 지표로 교체하는 등 변별력을 강화했다. 새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한 기관별 핵심 사업 지표를 발굴·반영해 국정과제 이행력도 높일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지표 개편도 포함됐다. 안전관리 실적은 근로자·발주 공사·대국민 재해율 등으로 세분화해 정확성을 높이고 사이버 공격 증가에 대응해 정보보호 지표 배점을 확대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후부의 K-RE100 가입 및 이행 실적을 반영하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 관련 항목도 평가지표에 포함했다.

이번에 확정된 2026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은 2027년 상반기에 실시되는 2026년도 실적 평가부터 적용된다.

이날 공운위에서는 공공기관 해외지사 일원화 사업인 'K-마루' 추진 방안도 논의됐다. 재외공관과의 연계 강화와 중복 기능 통합·폐지를 통해 수출기업 대상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철도공사의 성과급 산정기준 조정계획 수정안도 의결됐다. 2019~2021년 성과급 산정 기준이 과다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기본급의 80%로 낮췄던 기준을 90%로 재조정하되, 조정분 10%는 직무급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직무급 도입 등 자구 노력을 전제로 2027년부터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본급 100%로 정상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