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본격 4세 경영 돌입한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 글로벌·신사업으로 체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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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4세 경영 돌입한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 글로벌·신사업으로 체질 전환

등록 2026.01.09 15:32

이병현

  기자

윤길준 부회장 퇴임으로 경영권 세대교체신사업·해외시장 확장 가속화매출 성장과 글로벌 전략 강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동화약품이 윤길준 부회장의 정년 퇴임을 계기로 오너 4세 윤인호 대표 중심의 경영 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가족 경영 3세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윤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동화약품의 글로벌·신사업 기반 체질 전환에 드라이브가 걸릴 거란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표의 작은 아버지인 윤길준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정년 퇴임으로 공식적인 경영 역할을 마무리 했다. 윤길준 전 부회장은 1985년 입사 이후 약 40년간 회사에 몸담으며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윤 대표의 누나인 윤현경 전 상무 역시 CSR 고문으로 역할을 전환하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 오너 일가 중 윤인호 대표가 경영을 전면적으로 책임지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인사 교체가 아니라 '승계 마무리 단계'에 가깝다. 윤인호 대표는 대표이사이자 개인 최대 주주로서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화약품 최대주주인 디더블유피홀딩스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아버지 윤도준 회장에게 4% 가량의 주식을 증여받으며 6.43%의 지분을 확보했다.

소유와 경영이 결합한 구조라는 점에서 오너의 의사결정 일관성과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지분 기반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된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형 성장 흐름은 이러한 4세 중심 체제 전환의 배경이자 자신감의 근거로 꼽힌다. 동화약품은 2023년 매출 3611억원에서 2024년 4600억원대로 외형을 키우며 처음으로 4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는 분기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연간 5000억원대 진입을 목표로 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3727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동기 3442억원 대비 8.2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이 1273억원을 넘기면 5000억원 돌파가 가능한데,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이상 매출을 늘렸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76% 감소했지만, 사업 구조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후시딘, 판콜, 잇치 등 '장수 약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로, 일반의약품(OTC)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감기약 판콜에스는 지난 2024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아이큐비아 기준 3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년 연속 감기약 시장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은 약 29%다.

전문의약품(ETC) 매출 비중은 20% 정도로 크지 않다. 순환당뇨 의약품 라코르(4.64%), 소화기 의약품 멕페란(2.67%)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전문의약품은 고마진 제품으로 일반의약품에 비해 영업익을 끌어올리기 좋은 구조이기에, 전문의약품의 낮은 매출 비중은 동화약품의 매출 포트폴리오상 약점으로 꼽혔다. 다만 일반의약품 중심 매출 구조 덕분에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인하 개편이 전문의약품 중 제네릭 및 특허만료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에 맞춰져 있어서다.

또 지난 2024년 보건복지부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연장을 2027년까지 받는 등 전문의약품 비중을 끌어 올리기 위한 신약 연구개발(R&D)에도 힘을 싣고 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25년 3분기 기준 6.19%로 혁신형 제약기업 가운데 낮은 편에 속하지만, 회사는 이를 전략적 선택으로 설명하고 있다. 혁신 신약보다는 개량 신약과 기존 강점 사업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우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다.

최근 윤 대표가 주도한 연구개발 조직 개편 역시 팀 간 협업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동화약품은 연구개발본부 산하 연구 조직을 일부 통폐합했다. 기존 연구개발본부 직할 연구소는 연구 부문으로 명칭이 바뀌고 산하에 있던 신약연구부와 신제품연구부를 없앴다.

조직 운영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단행된 임원 인사는 조직을 더 젊은 피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보수적이고 점진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투적인 경영 태세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 대표의 전략 방향에 맞춰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다.

개편된 윤 대표 체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동화약품은 제약 본업 외에 글로벌 약국체인과 의료기기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했다.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는 인수 이후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며 외형 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아직은 투자 단계지만 동남아 시장 교두보로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의료기기 자회사 메디쎄이는 이미 실적과 수익성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의료기기 매출은 약 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고,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9억원으로 53.6% 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동화약품은 상반기 메디쎄이에 3억7000만원을 추가 투자하며 지분율을 61.18%까지 확대했다. 이는 윤 대표가 단순히 전통 제약사 틀에 머무르지 않고 헬스케어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인호 대표는 지난해 초 사장 승진 후 "사업 다각화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유준하 대표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에 이어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며 "회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안정 사업을 지키는 동시에 글로벌과 비제약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전략 선언으로 해석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윤 대표 중심 체제와 관련해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 본업 기반으로 척추 임플란트 제조 기업 메디쎄이, 베트남 약국 체인 기업 중선파마 등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존에 축적해온 연구·제조·글로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제약 본업의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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