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이끈 NIM 하락세···생산적 금융 전환은행권 관통한 AI···"AX는 생존과제" 위기감 커져본격적인 비이자이익 중심 체질 개선···비은행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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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난해 역대급 실적 기록
올해는 수익성 하락과 정부 규제 직면
기존 이자 중심 성장 한계 노출
4대 금융지주 2023년 당기순이익 18조3592억원
전년 대비 12.3% 증가
이자이익이 실적 견인
정부, 가계대출 중심 영업 비판
생산적 금융 전환 요구로 은행권 긴장
기준금리 인하·대출 규제 겹치며 성장 한계 부각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AI 전환은 생존 과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비은행부문 경쟁력 시급"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그룹 시너지로 지속성장 추구"
은행권, AI·슈퍼앱 등 디지털 전략 강화
비이자이익·자산관리 등 사업 다각화 추진
비은행 부문 경쟁력 확보가 생존 관건
시장에서는 지난해 금융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유를 '이자이익'에서 찾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기준금리가 이미 0.5%포인트(p) 인하됐음에도 4대 시중은행의 마진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며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2년 넘게 이뤄지고 있어 은행들이 가격 경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상승했고, 실질적인 대출금리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이자 장사 끝, 생산적 금융 시대로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부가 가계 담보대출 등에 주력하는 국내 금융사들의 영업 행태를 비판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촉구하자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금융사)영업 행태를 보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땅이나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먹는 것이 주축 아니냐"며 "아주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 최첨단 영역 같은 느낌을 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로 사실상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주택 관련 대출 억제 기조가 더해지면서 뚜렷한 성장 한계를 맞닥뜨리게 됐다.
금융권 내에서 "이자 장사로 돈 벌던 시대는 끝났다"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연초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를 뜯어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잔치 분위기 대신 기저에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주요 은행권이 일제히 인공지능(AI) 키워드를 꺼내든 것도 가계대출 중심의 기존 성장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슈퍼앱(금융지주 통합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알뜰폰·배달 등 비금융 서비스 강화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전환(AX)은 단순히 수익 창출이나 업무 효율성 제고 수단이 아니라 생존 과제"라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한 마디는 이런 위기 의식을 관통하는 대목이다.
금융지주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AX'를 강조하면서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AI 중심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AI 전담 부서 신설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중심' 지속가능한 성장 시험대
수익성을 흔드는 구조적 압박에 은행권은 올해 본격적인 비이자이익 중심의 체질 개선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지주들은 퇴직연금 머니무브에 적극 대응하고, 초고액자산가(VVIP) 대상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등 자산관리(WM) 사업을 전면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적 금융과 연계해 자본 효율성이 높은 우량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기업투자금융(CIB)을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KB금융은 '안정 속 확장'이라는 인사·조직 전략을 통해 리딩금융 경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미래전략부문, WM·SME(중소기업)부문, CIB 마켓부문 등 생산적 금융과 직결된 핵심 부서를 새롭게 강화했다.
그동안 KB금융이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성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조직 재편과 전략 부문 강화로 성장 주도권 경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은행·증권·캐피탈 간 협업을 통해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적 금융을 핵심 축으로 자회사별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연결하는 시행체계를 구축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낮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수장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직접 언급하면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만큼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룹 비은행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본업경쟁력 강화와 리테일 분야 확대 등 추진 중인 과제들이 빠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지속성장부문을 신설하면서 타 금융그룹 조직개편과 차별화를 뒀다. 지속성장부문 산하에는 글로벌·브랜드·지원·리테일·WM·자본시장본부 등 6개 본부가 편제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올해 은행·보험·증권을 온전히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맞이하는 첫 해인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차원의 협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야 하며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자회사별 전문성과 역량이 결집된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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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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