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銀 1월 들어 달러예금 25억달러 '급감'한·미 금리차에도 달러예금 '0%대'···'관치' 지적 나와증시로 자금 쏠림 현상···은행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말부터 달러 정기예금 금리를 사실상 '제로 금리' 수준으로 낮춘다. 신한은행은 오는 30일부터 'SOL트래블 외화예금' 금리를 조정한다. 달러예금 금리는 기존 연 1.5%에서 연 0.1%로, 유로화예금은 연 0.75%에서 연 0.02%로 낮춘다.
하나은행은 '트래블로그 외화통장' 예금 이율을 오는 30일부터 변경한다. 미국 달러예금 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연 0.05%로 조정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예금 금리를 기존 연 1.0%에서 연 0.1%로 인하한 바 있다.
주요 은행들의 이 같은 조치는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려는 당국의 기조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주요 시중은행 부행장급 임원들을 소집해 "외화예금 유치를 위한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당국은 은행 금고에 잠겨있는 달러가 시장에 풀리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의 압박 기조 속에 최근 은행권 달러 잔액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632억48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587억3653만달러에서 12월 656억8156만달러로 크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감소로 전환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당국의 '관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상 달러예금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에 연동되므로 원화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만큼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던 상품이 당국에 의해 메리트를 상실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인위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의도대로 원화 환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대기성 자금 등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가 시장에 공급되기보다 또 다른 투자처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환율 안정을 위한 원화 매수보다는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는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질 가능성도 있다. 달러 예수금이 급격히 이탈할 경우 은행의 외화 유동성 대응 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외화 LCR을 80% 이상 갖출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아직 5대 시중은행 LCR이 150%를 웃도는 등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향후 외화예금이 급격히 감소하면 LCR도 떨어질 수 있어 위험 대비에 나설 필요성도 언급된다.
이런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의 만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위원장과 은행장들은 이날 오후 은행연합회 정기이사회 이후 만찬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이 은행연 만찬에서 은행장들을 만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환율 관리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이 만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며 "별다른 주제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