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통신3사 설치·수리 노동자 외주화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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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설치·수리 노동자 외주화 '새 국면'

등록 2026.06.16 07:09

강준혁

  기자

LG유플비정규직지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통신3사 '업무 통제·책임 분리' 구조 변화 귀추 직고용·외주 사이서 고심···"직고용 영역 확대"

국내 이동통신업계 설치·유지보수 노동자 고용 구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통신업계에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서다. 현재 통신 3사는 비용 등을 이유로 외주 인력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 고용 방식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LG유플러스 자회사와 협력업체 소속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는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통신업계 현장에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번 판단은 협력업체와 자회사 인력으로 구성된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지난달 노란봉투법에 근거해 원청인 LG유플러스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회사 측은 이들의 교섭 요구에도 공고하지 않았고, 노동위원회 측이 개입해 회사에 시정 조치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인터넷·IPTV 설치와 수리 등 업무를 맡는 현장 노동자 약 1250명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그간 LG유플러스는 홈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들이 직접적인 고용 관계 밖에 있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통신업계 고용 구조와 노사 관계 변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 소속 수리 기사도 원청에 대한 교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설치 노동자 운영 방식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과거 통신사들은 인터넷 설치 인력의 상당 부분을 직접 고용해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통신 시장이 성숙하면서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했고,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이런 상황 속 상대적으로 수요 변동성이 높은 설치·수리 직군 운영 방식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지역·시기별로 널을 뛰다 보니, 유지 비용에 대한 고민도 컸다.

결국 통신업계는 직고용보다는 외주를 늘리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예컨대, KT는 2002년 민영화 이전인 한국통신 시절, 이들 노동자를 정규직으로서 본사 차원에서 관리했다. 민영화를 거치면서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설치 및 AS(애프터서비스) 업무를 협력업체(외주)에 넘겼다.

이후 노동조합의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자, KT는 협력업체를 통합해 'KT서비스' 등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방 국사를 외주화하는 등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통신사 셈법은 다소 복잡해진 상황이다. 자회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고용 책임은 떠넘기는 식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터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인 통신사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단은 타사 비정규직 노조들의 직교섭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관계는 협력업체 책임'이라는 그간의 논리가 먹히지 않으면서, 점차 직고용하는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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