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기간 단축·품질 관리, 건설업계 패러다임 전환정부, 특별법 제정 통해 제도 기반 마련 나서공공주택 사업에 연 3000가구 모듈러 방식 적용 추진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공공주택 공급 과정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극 활용해 건설 생산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모듈러 건축 공법은 건물의 주요 구조물을 공장 등 현장 외부에서 사전에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현장 중심 시공 방식과 비교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인력 의존도를 낮춰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또 공장 생산을 통해 품질 관리가 용이하고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싱가포르 모듈러 건설 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안정적인 발주 구조가 있다. 싱가포르는 공공주택 개발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 모듈러 공법을 적극 도입하면서 관련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특히 모듈러 공법 활용을 제도적으로 유도한 정책이 산업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공 토지를 매각할 때 개발 사업의 일정 비율 이상을 사전 제작 모듈러 적층 시공(PPVC) 방식으로 건설하도록 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입찰 자체가 제한된다.
또 전체 국민의 80% 이상이 거주하는 공공주택 건설에도 모듈러 공법을 적극 적용해 초기 시장 수요를 확보했다. 공공 발주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하면서 민간 건설사와 제조업체의 투자 확대를 유도했다는 평가다.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싱가포르 사례를 참고해 모듈러 건설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현장 시공 중심으로 설계된 건설 기준과 규제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모듈러 공법 확산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정부 역시 관련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규제 특례와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모듈러 건축 확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모듈러 건축 활성화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특별법에는 모듈러 건축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모듈러 건축 심의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듈러 건축 진흥구역'을 지정해 실증 사업과 기반시설 조성을 지원하고, 건축용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의 제조 시스템과 품질 관리 역량을 평가하는 '모듈러 생산 인증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정부는 공공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모듈러 공법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도심 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건설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약 3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발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종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장은 "모듈러 산업은 제작이 핵심 공정이라는 점에서 기존 시공 중심 건설업에서 제조업적 성격이 강한 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현행 법체계에서는 모듈 제작 과정에 여러 건설업종이 포함되기 때문에 공사 발주 구조가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건설산업이 제조 중심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 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기업 간 협업과 시장 참여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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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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