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카카오도 집중투표제 손질...대신 꺼내든 카드는 '이사 수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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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집중투표제 손질...대신 꺼내든 카드는 '이사 수 축소'

등록 2026.03.12 17:06

수정 2026.03.12 18:24

유선희

  기자

오는 9월 상법 개정 대응 위해 이사 8명→6명 축소신규 사외이사 1명 영입···기존 멤버 대부분 유지

카카오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안건을 올리는 대신 이사회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오는 9월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예정되자 소액주주 연대나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현재 8명인 이사회를 6명으로 줄여 소수주주 측 인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낮추는 한편 의사결정 효율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변경하는 안건을 올렸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당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컨대 이사 4명을 선출할 때 주식 1000주를 가진 주주는 총 4000표를 갖게 되고, 이를 한 명의 이사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다. 올해 9월 시행을 앞둔 2차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회사는 향후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해당 법령은 9월10일 이후 최초로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만약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서 투표할 경우 대주주의 뜻에 반하는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에 휘둘릴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카카오가 내민 카드는 현재 총 8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6인 규모로 축소하는 것이다. 이사 수를 줄이면 소수 주주가 표를 몰아도 산술적으로 이사회 진입이 어려워진다. 카카오뿐 아니라 셀트리온, 한화갤러리아, LS일렉트릭 등도 이번 주총에서 같은 전략을 채택했다.

카카오는 이번 정기주총에 정신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사외이사 1명을 신규 선임 안건을 올렸다. 이를 통해 기존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5명의 8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4명의 6인 체제로 구성될 전망이다. 올해 임기 만료를 맞는 이사 3명은 재선임되지 않고 이탈이 예정됐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김영준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인데, 김 교수를 제외한 이사회 멤버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정기주총 후 이사회 멤버는 정 대표와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내이사 2인과 함춘승·차경진·김선욱·김영준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사회 규모가 축소되며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 후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조직 구조를 축소 개편해 경영 효율성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는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 '챗GPT 포 카카오' 등 에이전트 AI 기반 서비스로 진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대한 의사결정 조직 탓에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사 정원 축소를 통해 카카오의 현 방향성과 이사회 구성을 최적화하고, 사외이사에게 보다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이 부여되는 이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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