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천장 뚫은 주담대 금리···'고환율·고유가' 겹치며 하반기 인상 우려까지

금융 금융일반 7% 공포

천장 뚫은 주담대 금리···'고환율·고유가' 겹치며 하반기 인상 우려까지

등록 2026.04.01 17:07

문성주

  기자

3년 5개월 만에 5대 은행 주담대 상단 7% 돌파···'영끌족' 비명미 국채 금리 급등에 국내 은행채 0.5%p↑···코픽스 반등 '경고등'중동발 유가 불안에 환율까지 치솟아···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이 심리적 저항선인 연 7%를 돌파했다. 당초 시장에 팽배했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견조한 경제 지표 앞에 흔들리면서, 가계부채 시장에 다시 한번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고환율과 고유가가 맞물리며 국내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자극할 조짐을 보이자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상단은 연 7.010%를 기록하며 7% 선을 뚫었다. 5대 은행의 고정금리가 7%를 웃돈 것은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의 고삐를 강하게 죄었던 지난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상단 금리뿐만 아니라 하단 금리 역시 연 4.410%로 4%대 중반에 머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 차주들조차 4% 중후반대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담대 고정금리뿐만 아니라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역시 일제히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대출 금리가 이토록 가파르게 치솟은 직접적인 원인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의 급등이다. 불과 한 달 사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47%p나 뛰어올랐다.

이러한 시장금리 발작의 이면에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연초만 해도 시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물가 둔화세가 정체되면서 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을 둘러싼 중동 사태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치솟았고 국내 시장금리도 강력하게 동조화되며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금리의 상승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이를 바탕으로 산출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 즉 코픽스(COFIX) 역시 반등할 수밖에 없다.

코픽스는 국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달 발표될 코픽스에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고정금리에 이어 변동금리마저 껑충 뛰어오르며 대다수 차주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거시경제 지표들도 차주들에게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외신과 글로벌 IB들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고유가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 선을 뚫고 1530원대까지 치솟은 고환율 현상도 국내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 특성상 환율과 유가의 동반 상승은 수입 물가 폭등으로 직결된다. 이는 간신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던 소비자물가를 다시 강하게 자극하는 요인이다.

결국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섣불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기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졌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내수 침체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경우 하반기나 연말께 물가 방어를 위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향후 중동 전황에 따라 유가 상승 폭이 커지고 고유가 상태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심리 재확산을 대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며 "만약 고유가 장기화로 물가 상승세가 석 달 이상 이어지면 올해 3분기부터 내부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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