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손해율 늪 빠진 실손보험···5세대 전환 효과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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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늪 빠진 실손보험···5세대 전환 효과 '안갯속'

등록 2026.05.07 14:01

이진실

  기자

16개 보험사 동참, 과잉진료 축소·필수치료 중심 재편 전략보험업계, 손해율 악화 지속에 실질적 개선 신중론보험료 인하로 소비자 부담 완화, 수익성 개선은 미지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5세대 실손보험이 보험료를 대폭 낮추고 비급여 보장을 축소한 구조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보험업계에서는 누적된 손해율 부담과 제한적인 가입자 전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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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실손보험이 보험료를 대폭 낮추고 비급여 보장을 축소한 구조로 본격 판매 시작

비급여 과잉진료 억제, 중증·필수 치료 중심 보장체계로 개편

보험업계는 수익성 개선 효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

숫자 읽기

지난해 3분기 1~4세대 실손보험 합산 위험손해율 119%

보험금 수령 상위 10% 가입자에게 전체 보험금의 74% 지급

2022~2024년 실손보험 적자 매년 1조5천억~2조원대 기록

현재 상황은

16개 보험사 5세대 실손보험 판매 돌입

보험료 4세대 대비 약 30%, 1·2세대 대비 최소 50% 이상 인하

비급여 항목 관리 강화, 일부 비급여 보장 제외

맥락 읽기

보험사 손해율 악화로 실손보험 판매에 소극적 태도

GA 채널 판매 제한, 회사별 전략 차이 확대

기존 가입자 전환 수요 제한적, 단기간 대규모 전환 어려움

향후 전망

금융당국, 전환 유도 위한 할인 특약·계약전환 할인 제도 11월 도입 예정

실손보험 구조적 문제 해소 위한 제도개선 지속 추진

실제 손해율 개선 및 가입자 이동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삼성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16개 보험사가 5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과잉진료를 줄이고 중증·필수 치료 중심으로 보장체계를 재편한 상품이다. 일부 비급여 보장을 제외하고 자기부담률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기존 실손보험 구조가 국민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제외한 본인부담 의료비를 70~100%까지 폭넓게 보장하면서 비필수 의료 이용을 유발하고 보험료 인상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의 약 65%는 보험금 수령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고 있으며 보험금 수령 상위 10% 가입자에게 전체 보험금의 약 74%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 이용을 억제하고 필수의료 중심으로 보장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보험료는 기존 4세대 대비 약 30%, 1·2세대 대비로는 최소 50% 이상 낮아졌다. 정부는 비필수적 치료 등 과잉 이용 억제로 절감된 재원이 보험료 인하 형태로 소비자에게 환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을 대표적인 고(高)손해 상품으로 보고 있다. 비급여 과잉진료와 의료비 증가, 제한적인 보험료 조정 구조가 맞물리면서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해왔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1~4세대 실손보험 합산 위험손해율은 119%로 집계됐으며 위험손실액은 2조원대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1세대 113.2%, 2세대 112.6%, 3세대 131.0%, 4세대 147.9%로 최근 세대일수록 손해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가 보험료로 거둬들인 금액보다 보험금 지급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주요 보험사들의 관련 손해율도 상승세다. 삼성생명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0%로 전년 동기(107%)보다 악화됐다. DB손해보험의 장기보험 내 의료비 손해율은 같은 기간 110%에서 113.5%로 상승했다.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6.9%로 주요 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곳은 120~130% 수준까지 올라가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싶어 하는 상품은 아니며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운영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보험사의 실손보험손익은 2022년 1조5301억원 적자에서 2023년 1조9747억원 적자로 확대됐으며, 2024년에도 1조6226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2조원 안팎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5세대 실손보험에서 과잉 이용 우려가 큰 근골격계 물리치료 등 일부 비급여 보장을 제외하고 보험료를 대폭 낮췄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비급여 항목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개편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 개편에도 실제 손해율과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분위기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낮아지면서 일부 보험사에서는 매출 규모 축소를 아쉬워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서는 회사별 판매 전략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일부 보험사는 GA 채널 판매를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실손보험 판매 규모나 손해율 상황에 따라 회사별 전략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세대 시절과 달리 최근 실손보험은 판매 수수료 측면에서도 큰 수익이 나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실손보험은 고객 접점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 차원에서 판매를 이어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4세대 실손보험부터 GA 채널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가입률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손해율 부담까지 커지자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 채널 운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가입자들의 전환 수요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도 기대만큼 높지 않았던 만큼 5세대 역시 초기 전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1·2세대 가입자들은 보험료 부담이 있더라도 기존 보장 범위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이미 가입 계약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단기간 내 대규모 전환이 일어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1·2세대 가입자가 일부 불필요한 보장을 제외해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형 할인 특약'과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일정 기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계약전환 할인 제도'가 오는 11월 도입될 예정이다. 계약전환 할인 제도의 경우 전환 후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과잉의료를 줄이고 중증 치료 중심으로 보장체계를 재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출시 초기 단계라 손해율 개선 여부를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고, 전환 할인 혜택 등을 통해 실제 가입자 이동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안고 있는 과잉 의료, 의료체계 왜곡, 과중한 보험료 부담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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