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씨어스, UAE 진출 본격화··· 중동 디지털헬스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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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스, UAE 진출 본격화··· 중동 디지털헬스 교두보 확보

등록 2026.05.07 17:14

이병현

  기자

AI 진단·모니터링 솔루션, 해외 매출 본격화생산설비 확대로 가동률 증가 기대독점 파트너 구조 탈피와 시장 다변화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웨어러블 AI 진단·모니터링 기업 씨어스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첫 수출 계약을 따냈다. 회사는 내수 병원 공급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중동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7일 씨어스는 UAE 최대 헬스케어 그룹 퓨어헬스(PureHealth)의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원헬스(ONE HEALTH LLC)와 3년간 최소 147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의 '모비케어(mobiCARE™)' 기기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계약 대상은 웨어러블 홀터심전계 '모비케어-MC200M'으로, 초도 물량을 포함해 3년간 최소 10만 5000대 이상을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씨어스의 모비케어 사업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규모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씨어스의 지난해 모비케어 매출은 홀터 부문 32억9000만원, 건강검진 부문 17억원 등 총 49억9000만원 수준이다. UAE 계약액 220억원은 전년 모비케어 매출의 약 4.4배에 해당한다. 이를 3년으로 나눠 연평균 공급 규모로 계산해도 약 73억원으로, 전년 모비케어 매출을 47%가량 웃돈다.

수출 성과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씨어스의 2025년 전체 매출은 481억7000만원으로 전년 81억원 대비 크게 성장했지만, 수출 매출은 3245만원 수준에 그쳤다. UAE 계약이 예정대로 이행될 경우 기존 국내 매출 중심 구조에서 해외 매출이 다른 핵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규모 물량 공급에 따라 생산 현장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모비케어-MC200M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6만 6000대이며, 실제 생산실적은 3만 1369대(가동률 47.53%)였다. 이번 UAE 공급 물량을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만 5000대다. 기존 내수 물량에 수출 물량이 더해질 경우 현재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을 꽉 채우거나 소폭 초과하게 된다. 기기 공급이 본격화되면 가동률 개선은 물론, 장기적으로 생산라인 증설 등 추가적인 시설 투자(CAPEX)도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대규모 공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조달과 생산관리 역량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 씨어스의 주요 원재료인 MAIN PBA(메인 보드) 매입액은 2024년 13억원에서 2025년 49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로, 올해도 매입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ISO-13485 기준 구매 절차와 입고검사 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정 공급업체에 편중되지 않도록 매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비케어의 핵심은 단순 기기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모비케어는 병원 진단과 건강검진 스크리닝 영역에서 활용되는 웨어러블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솔루션이다.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검사를 처방하고 건강보험 수가를 청구한 뒤 씨어스에 이용료를 지급하는 구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기기 공급 이후에도 검사와 데이터 분석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일정 수준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씨어스는 2020년 모비케어 심전도 분석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전국 1000여 개 의료기관에서 62만건 이상의 누적 검사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4년부터는 KMI한국의학연구소와 한국건강관리협회 등 대형 검진센터를 대상으로 AI 부정맥 스크리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진단·검진 경험을 UAE 시장에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약이 퓨어헬스 생태계 안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퓨어헬스는 시가총액 약 8조원, 임직원 5만 6000명 규모의 중동 최대 의료 그룹으로 알려졌다. 씨어스는 그간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모비케어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사업을 준비한 바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현지 의료 수요와 사업 지속성을 확인한 뒤 계약을 체결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모비케어를 통해 중동 진단 시장에 먼저 진입한 뒤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씽크는 심전도, 산소포화도, 호흡수 등 입원환자의 주요 생체신호를 24시간 수집·분석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알림을 제공하는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씽크는 현재 국내에서는 씨어스의 최대 매출원으로 성장했다. 씽크 매출은 2024년 41억7000만원에서 2025년 428억9000만원으로 10배 이상 확대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9%에 달한다. 대웅제약과의 국내 판매계약을 기반으로 병원 공급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씨어스는 아부다비 SSMC 병원에서 씽크 PoC를 완료한 상태다. 향후 파일럿을 거쳐 병상 단위 본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이다. 회사는 중동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장을 약 80만 병상 규모로 보고 있다. 모비케어가 외래·검진 기반 진단 솔루션이라면, 씽크는 병원 입원환자 관리 시스템에 해당한다. 두 솔루션이 함께 진입할 경우 중동 병원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진단과 모니터링을 묶은 패키지형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업계는 이번 중동 진출이 씨어스의 특정 파트너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씨어스의 주요 매출처는 국내 독점 판권 파트너사이자 주요 전략적 투자자(SI)인 대웅제약으로, 전체 매출의 99.1%가 이곳에서 발생했다. 원헬스를 통한 UAE 네트워크 확보는 이러한 단일 파트너 중심 구조를 글로벌 현지로 다각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이 2024년 약 430억달러에서 2032년 185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CG 패치 및 홀터 모니터 시장 역시 2026년 26억5000만달러에서 2032년 49억90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제시했다. 인구 고령화와 고혈압·심혈관 질환 증가, 예방 중심 의료 전환이 웨어러블 심전도와 환자 모니터링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계약이 실제 실적에 반영될 때까지는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현지 의료기관 확산 속도, 대량 생산에 따른 원재료 수급 안정성 등이 향후 실적 가시성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UAE 계약은 달러 기준 계약인 만큼 환율 변동도 원화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씨어스 관계자는 "올해는 베트남 론칭과 UAE 모비케어 수출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인접 국가로 사업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도 본격 공략하는 해외 시장 진출의 원년"이라며 "모비케어 진단 사업을 기반으로 시장에 선진입한 이후 씽크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해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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