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일부 투자자 출자, 특정 국가 영향력 판단···타당하지 않아"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대응을 위해 현지 로비스트를 추가 선임하면서 중국 자본 출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함께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74억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통합 제련소 건설을 추진 중인 가운데, MBK가 미국 내 중국 자본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MBK 측은 "일부 투자자의 출자 사실만으로 운용사의 의사결정이 특정 국가 영향력 아래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재차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 보도와 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공개법(LDA) 문서 등에 따르면 MBK 도쿄 사무소는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소재 로비업체 '더 매키언 그룹(The McKeon Group)'을 신규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더 매키언 그룹은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과 교육·노동위원장을 지낸 하워드 P. 매키언이 이끌고 있고, 국방·안보 분야에 특화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MBK는 지난 2월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미국 대형 로펌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Squire Patton Boggs)'를 현지 로비스트로 선임한 바 있다. 당시 로비 목적에는 '테네시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명시됐다.
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공개법(LDA) 문서에 따르면, 이번 더 매키언 그룹 선임 목적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이슈 대응'이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 과정에서 국가 안보 위협 여부를 심사하는 범정부 기구다. 자발적 신고뿐 아니라 미신고 거래까지 추적·조사할 수 있고, 필요 시 대통령에게 거래 금지나 이미 완료된 거래의 무효화까지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CFIUS의 심사 기준도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로비스트 선임이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추진 중인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는 2029년 완공 예정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아연·연 등 기초금속은 물론, 게르마늄·갈륨 등 핵심광물 13종과 반도체 황산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향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맹국 중심 공급망의 핵심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기관, 투자자들이 총 74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MBK·영풍의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CFIUS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MBK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K는 일본 공작기계 기업 마키노 밀링 머신 투자 과정에서도 이미 CFIUS 심사를 거쳐 올해 1분기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MBK 측은 "CFIUS 승인은 거래 구조와 지배구조, 투자자 구성, 운용사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며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MBK가 특정 투자자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 GP(운용사)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자본의 우회 투자 우려에 대해서도 "단순히 일부 투자자의 출자 사실만으로 운용사의 의사결정이 특정 국가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CFIUS 심사 과정에서도 외부 영향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차단된 구조라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가 운용 중인 펀드에는 중국투자공사(CIC) 등 중국 국부펀드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억~5000억원을 출자한 핵심 유한책임사원(LP) 중 하나로, 전체 펀드 약정액의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MBK는 해당 비중이 제한적이며 글로벌 투자자 가운데 일부라는 입장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국내에서도 관련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4년 국정감사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고려아연이 중국계 자본과 연관된 사모펀드에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중국 자본이 MBK에 5% 포함된 것만으로도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MBK는 최근 일본 정부가 일본 공작기계 업체 마키노밀링머신 인수 절차 중단을 권고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마키노가 보유한 고성능 공작기계 기술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로 알려졌고, MBK는 일본 정부 권고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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