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머 EV·카이엔 일렉트릭 등 하이엔드 모델 국내 출시전기차 효율 경쟁에서 럭셔리·성능 니치 시장 공략
전기차 시장도 본격적인 럭셔리 경쟁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보급형 모델이 친환경성과 유지비 절감을 핵심 가치로 여긴다면, 수억원대 가격표를 단 초고가 모델은 단순 효율성을 넘어 럭셔리와 퍼포먼스,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시장 최상단을 공략하는 분위기다. 군용차 이미지를 강조한 초대형 SUV부터 1000마력대 고성능 슈퍼카, 7억원이 넘는 초호화 모델까지 등장하면서 전동화 경쟁 역시 럭셔리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GMC 브랜드 플래그십 전기 SUV 허머 EV를 국내 출시했다. 과거 미군 군용차 기반의 상징적 모델이었던 허머를 순수 전기차로 재해석한 차량이다. 차량 크기와 성능 모두 압도적이다. 차체 길이는 5.5m를 넘고, 네 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대각선으로 주행하는 크랩 워크 기능도 적용됐다. 단순 이동수단이라기보다 브랜드 상징성과 존재감을 극대화한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다. 몸값도 2억원대 중반으로 만만치 않다.
GM은 초고가 전기 SU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머 EV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가 대표적이다. 205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739km를 달릴 수 있다. 국내 인증을 받은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거리다. 아울러 GM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를 통해 운전자는 국내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약 2만3000km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상태로 주행할 수 있다. 속도에 따라 뒷바퀴 조향각을 조절하는 사륜 조향 시스템도 탑재해 초대형 SUV 특유의 부담을 줄였다.
고성능 시장에서는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상위 터보 트림의 경우 최고출력 1139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2.5초에 불과하다. 113kWh 대용량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도 565km 수준을 확보했다. 전기차는 모터 특성상 초기부터 최대 토크를 즉각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 내연기관보다 고출력 성능 구현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과거 수십억원대 하이퍼카에 한정됐던 1000마력대 성능이 전기차 시장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초호화 시장에서는 롤스로이스 스펙터가 대표 주자다. 브랜드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과 천장에 별빛을 구현한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등 특유의 장인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전장만 5490mm에 달하는 초대형 차체를 바탕으로 2도어 쿠페임에도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외장 색상과 소재, 실내 마감 등을 바꾸는 맞춤 제작(비스포크) 옵션도 지원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7억원대부터 시작한다. 비스포크 옵션을 선택할 경우 실제 구매 가격은 이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차 가운데서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기존 G80의 고급 세단 감성을 유지하면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접목한 모델로, 정숙성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ANC-R)과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등을 적용해 실내 정숙성을 강화했고, 고급 소재 중심의 실내 구성과 뒷좌석 편의사양도 대거 탑재했다.
수입 초고가 전기차에 비해 가격 부담은 낮고, 전국 서비스망과 유지관리 편의성 등 국산 브랜드 특유의 강점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는 G80 전동화 모델이 브랜드 전기차 플래그십 역할을 맡고 있지만, 연내 대형 전기 SUV 'GV90'이 공개될 경우 제네시스의 럭셔리 전기차 전략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두고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플래그십 경쟁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단순 효율 경쟁을 넘어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 고급 경험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고속 충전과 대용량 배터리 기술 경쟁 역시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초기 전기차 시장은 친환경성과 유지비 절감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 위상과 성능 경쟁으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며 "내연기관 시대 S클래스·7시리즈·롤스로이스가 상징했던 플래그십 경쟁이 전기차로 그대로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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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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