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연수원 AI 기반 혁신 추진···노조 "졸속·불투명" 반발

금융 보험

보험연수원 AI 기반 혁신 추진···노조 "졸속·불투명" 반발

등록 2026.05.27 15:00

이진실

  기자

연수원, 시대 변화 대응 위한 필수 행보 주장노조 "공적 자원 활용한 우회 투자" 질타

사진=이찬희 기자사진=이찬희 기자

보험연수원이 추진 중인 AI 기반 신사업을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경영진 간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연수원 측은 "AI 대전환 시대에 불가피한 혁신"이라고 강조한 반면, 노조는 "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졸속 투자이자 자회사 우회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보험연수원지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보험연수원이 충분한 검증과 내부 협의 없이 외부 법인 투자 및 협업 방식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보험연수원은 최근 AI 소프트웨어 기반 신사업을 추진하며 별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해당 사업은 보험 설계사를 위한 'AI 영업 코치'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 구축이 핵심이다. 연수원은 수개월 내 법인 설립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다.

연수원은 이번 사업이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국가적으로 AI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교육기관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학, 공공기관 등이 영리 자회사나 사내 벤처를 통해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들며 연수원의 시도 역시 일반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제기한 '밀실 추진'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연수원은 "AI 사업은 정식 조직인 전담팀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협의를 병행하고 있다"며 "노조와도 이사회 이후 공식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거 없는 발목잡기와 구시대적 규제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연수원과 보험 산업의 미래가 걸린 AI 대전환의 여정에 전향적으로 동참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연수원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업을 "혁신을 빙자한 묻지마 투자"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신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 협의 없이 결론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추진 방식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사업이 사실상 '자회사 우회 추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자회사 설립을 위한 정관 개정이 금융당국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외부 법인 투자나 협업 방식으로 동일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절차를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형식이 무엇이든 연수원의 자원과 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외부 영리사업을 추진한다면 본질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사업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노조는 "매출 전망, 손익분기점, 시장 수요, 투자 회수 가능성 등 핵심 자료가 구성원에게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며 "검증 없는 투자는 혁신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특정 해외 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논란으로 지적됐다. 노조는 "비용, 기술력, 대안 업체 비교 등 객관적 검증 없이 특정 업체를 전제로 사업 구조가 설계되고 있다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선정 경위와 투자 규모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내부 인력 활용과 관련한 우려도 제기됐다. 노조는 외부 법인 지원 과정에서 직원들이 콘텐츠 검수, 시스템 기획, 영업 지원 등에 동원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업무 부담 증가와 책임 구조 불명확,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을 향해서도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보험연수원은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공적 신뢰와 내부 자원이 영리사업에 활용되는 것은 단순한 경영 판단을 넘어선 문제"라며 "유사 사례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수원 측은 "혁신을 가로막는 과도한 문제 제기는 오히려 조직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