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억원 투입 FI 투자금 반환실적 반등·부채비율 개선···IPO 기대감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일정 지연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조기 매입하기로 했다. 상장 지연에 따른 배당 부담 확대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향후 IPO 재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6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는 주총 이후 잔금 납입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뒤 재무적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할 계획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올해 7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IPO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가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한 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상장 일정도 사실상 연기됐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총 1조500억원 규모의 FI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SK㈜가 4000억원을 부담하고, SK에코플랜트는 6500억원을 투입하게 됐다. SK㈜는 지난 4월 4000억원 규모의 보통주와 전환우선주(CPS)를 선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상장 지연에 따른 배당 부담을 꼽는다. SK에코플랜트가 과거 유치한 전환우선주(CPS)는 첫해 배당률이 5%로 시작해 매년 3%포인트씩 높아지는 스텝업(Step-up) 구조다. 상장이 늦어질수록 배당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RCPS 역시 2027년 6월까지 연 5.5% 수준의 우선배당이 적용되며 이후 상장이나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배당률이 매년 2%포인트씩 상승한다. 상장 일정이 장기화될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적인 현금 유출은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099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9397억원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투자금 반환 부담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AI 인프라와 반도체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조8997억원, 영업이익은 93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배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것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1조4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5% 증가했다. 반면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주택·건축 및 인프라 중심의 솔루션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9733억원에서 8642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사업 구조 변화는 뚜렷하다. 지난해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5조1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한 반면 솔루션 부문 매출은 4조508억원으로 감소했다. 주택 중심 건설사에서 AI·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건전성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176%로 2024년 말 233%, 2025년 말 192% 대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FI 지분 정리가 향후 IPO 재추진을 위한 사전 정비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상장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한 뒤 적절한 시점에 다시 상장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달 정부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주관사 등과 향후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반도체 및 AI 인프라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지속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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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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