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년 끌다 감점으로 결론···KDDX 표류 키운 방사청 '무소신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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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끌다 감점으로 결론···KDDX 표류 키운 방사청 '무소신 행정'

등록 2026.06.12 13:08

이승용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점수차 0.5867점기술력 앞선 HD현대중공업, 보안 감점에 밀려방위사업청의 사업자 선정 기준 일관성 논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한화오션의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지만, 방위사업청의 행정 책임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7조8000억원 규모의 국가 안보 핵심 사업을 2년 넘게 끌어온 끝에 최종 승부가 기술력 우위가 아닌 보안 감점 적용 여부에서 갈렸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에서 한화오션은 93.9542점, HD현대중공업은 93.3675점을 받았다. 격차는 0.5867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부 점수를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따지는 기술능력평가에서 73.2383점을 받아 한화오션의 72.5958점보다 0.6425점 앞섰다. 기술평가만 놓고 보면 HD현대중공업이 우위였던 셈이다.

순위가 뒤집힌 지점은 가감점평가였다. 한화오션은 가감점평가에서 1.3584점을 받은 반면 HD현대중공업은 0.1292점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에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따른 1.2점 보안 감점이 반영된 결과다. 최종 점수 차보다 감점 폭이 더 컸다는 점에서, 이번 KDDX 수주전은 사실상 보안 감점이 당락을 가른 셈이다.

문제는 이 감점이 돌발 변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KDDX 개념설계 자료 유출 사건은 2022~2023년 관련자 9명의 유죄 확정판결로 법적 판단이 마무리됐다. 방사청도 이를 근거로 보안 감점을 적용해왔다. 보안 위반 이력을 엄격히 반영하는 것 자체는 방산 사업의 특성상 불가피하다. 군사기밀을 다루는 함정 사업에서 보안 신뢰성은 기술력 못지않은 평가 요소다.

그러나 비판의 초점은 감점 자체가 아니라 방사청의 기준 운용 방식이다. 방사청은 당초 보안 감점 기간을 최초 형 확정일 기준으로 산정하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이후 9명 중 1명의 형 확정 시점이 늦었다는 이유로 1.2점 감점을 추가 적용했다. 하나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사실상 분리해 감점 기간을 다시 계산한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 조치라고 반발해왔다.

방사청은 관련 규정과 법리 검토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자 선정 기준의 예측 가능성이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제재라면 적용 기간과 산정 방식이 사업 초기부터 명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 선정 방식도 논란을 키웠다. KDDX는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로 넘어가야 했지만, 방사청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사이에서 결론을 제때 내리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만큼 사업 연속성을 들어 수의계약을 주장했고,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 이력을 이유로 경쟁입찰을 요구했다.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맞섰을 때 발주기관이 명확한 원칙을 세웠어야 했지만, 판단이 늦어졌고 갈등은 소송전으로 번졌다.

정경운 한국군사학회 연구위원은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방사청은 이번에 그 흐름을 바꾼 이유와 판단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며 "보안 감점 문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계 능력과 사업 연속성이 확인된 업체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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