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시설·학교 등 인프라 갖춘 입지에 공급신축 프리미엄 힘입어 실수요 집중비정비 단지보다 6.5배 높은 청약 경쟁률 기록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가 청약시장과 매매시장을 동시에 주도하고 있다.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 입지에 들어서는 데다 신축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정부도 정비사업을 핵심 주택 공급 수단으로 육성하고 있어 시장 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 29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1.95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정비사업 단지의 평균 경쟁률(3.38대 1)보다 약 6.5배 높은 수준이다.
청약시장에서는 정비사업 단지의 독주가 두드러진다. DL이앤씨가 서울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한 '아크로 드 서초'는 1단지 859.5대 1, 2단지 113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서울 동작구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한 '써밋 더힐'은 211가구 모집에 6860건이 접수돼 평균 32.5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노량진6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인 '라클라체자이드파인' 역시 180가구 모집에 4843건이 몰리며 평균 26.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비사업 단지의 강세는 매매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아파트가 갖는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입지'와 '신축'의 결합을 꼽는다. 상업시설과 학교, 교통망 등 생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도심에 공급되는 만큼 입주와 동시에 높은 주거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최신 설계와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신축 상품성까지 더해지면서 수요자 선호가 집중된다는 분석이다.
도시정비사업은 노후 주택을 새 아파트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업 과정에서 도로와 공원, 생활 기반시설이 함께 정비되면서 지역 주거 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노후 주거지가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하고 지역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동일 생활권 내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구축 단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 정비사업 단지는 지역 집값 상승을 이끄는 '대장주'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신규 택지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인구와 주택 수요가 집중되면서 우수한 입지와 신축 프리미엄을 동시에 갖춘 정비사업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역시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신규 택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반면 도심 주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정비사업이 현실적인 공급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최근 "새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는 줄어들고 있지만 도심 내 주거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도시정비사업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비 절차를 합리화하고 공사비 분쟁 해결 지원, 초기 사업비 금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도시정비사업이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사들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서울 성북구 장위10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을 공급한다.
다음 달에는 한신공영이 경남 창원시 회원2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창원 한신더휴 메가센텀'을, 자이S&D가 서울 중구 마포로5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통해 '충정로역자이르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단지는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에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실수요자 선호가 높다"며 "노후 주거지가 많은 지역일수록 신축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지역 주택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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