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에 대표 해임 권고 내린 증선위···'고의 회계위반' 판단했나

보도자료

영풍에 대표 해임 권고 내린 증선위···'고의 회계위반' 판단했나

등록 2026.06.20 09:02

신지훈

  기자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배경에 업계 관심 집중재무제표 허위 작성 의혹에 투자자 신뢰 타격유형자산 손상차손 과소계상으로 파장 커져

사진=영풍사진=영풍

영풍의 반복적인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둘러싸고 고의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위반 기간 중 대표이사에 대해 해임 권고 조치를 내리면서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 위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표이사 해임 권고는 금융당국이 회계처리기준 위반 가운데서도 고의성이 인정된 사안에 적용하는 대표적 중징계로 평가된다. 특히 관련 규정상 위법 사실이나 위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법령을 어긴 경우를 고의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 10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대해 제재를 의결했다. 영풍은 토양정화충당부채와 석포제련소의 자산 손상차손 등 주요 회계항목을 과소계상한 것으로 지적됐다. 증선위는 이에 대해 과징금, 3년 감사인 지정,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시정 요구 등의 조치를 결정했다.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회계처리기준 위반 관련 가장 높은 수준의 조치 기준인 '고의' 단계에서만 '대표이사 해임 권고'가 명시돼 있다. 반면 이보다 낮은 '중과실'이나 '과실'의 경우 '담당임원 해임 권고' 정도에 그치도록 돼 있다.

시행세칙은 '고의'를 "위법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회사 및 임직원이 부채를 누락하는 등 회계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누락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 등을 고의로 본다. 이는 회계처리 판단에 합리성이 결여되었거나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내려지는 '중과실'과는 '의도성'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감독당국이 영풍의 이번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단순 오류 및 추정 차이로 보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영풍이 대표이사 해임 권고를 받았다는 것은 결국 이들이 위법 사실을 인식하고도 법령을 위반한 '고의' 단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선위의 영풍 석포제련소 관련 제재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는 영풍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조업정지와 관련한 유형자산 손상 평가를 수행하며 손상차손을 과소계상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3년 자산손상평가에서는 영풍이 '자의적'으로 조업정지 손익효과를 제거했다고 봤다.

손상차손은 기업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이 실제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그 차이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다. 이를 과소계상한다면 장부상의 자산 가치가 실제 가치 대비 높게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실질적 가치를 과도하게 책정함에 따라, 투자자와 주주가 해당 자산의 수익성이 실제 대비 높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고려하면 영풍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더욱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 환경개선 투자와 책임경영을 강조했지만 환경오염 정화에 필요한 비용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당국 판단이 도출된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풍이 단순 착오로 설명한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풍의 이번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수년간 반복된 환경 및 조업정지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제재 수위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고의성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며 "영풍은 이를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받아들이기보다 내부통제 시스템과 총체적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고, 이를 시장과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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