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보유 상장사 전체로 공시의무 확대교환사채·장내매도 규정 정비로 편법 차단소각 의무화 뒷받침···주주환원 투명성 강화
상장회사의 자기주식(자사주) 보유와 처분 과정에 대한 공시 의무가 대폭 강화된다. 자사주를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는 보유현황은 물론 향후 처분·소각 계획과 실제 이행 현황까지 공개해야 한다. 정부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취지를 뒷받침하고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 개정 상법에 따른 후속조치로, 회사가 자사주를 임의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공시와 처분 규정을 정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회사만 보유현황과 처리계획을 공시했지만 앞으로는 자사주를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가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자사주 보유·처분계획의 세부 내용과 실제 이행 현황까지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주주와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확대되고 자사주를 주주환원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EB) 관련 규정도 정비된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이 전면 금지되면서 시행령과 하위규정에 남아 있던 관련 조항도 삭제된다. 금융위는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가 지배주주 우호세력에 대한 우회적 지분 이전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이해상충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운용 방식도 바뀐다. 앞으로 신탁업자는 계약 기간 중 자사주를 처분할 수 없으며 계약 종료 또는 해지 시 자사주를 즉시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탁계약 연장이나 중도 처분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행위가 사실상 차단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취득한 자사주 처분 기준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취득 후 5년 이내 처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자사주 보유·처분계획상 보유기간을 따르도록 하되 최대 5년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해당 기간 내 자사주를 소각한 경우에는 처분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한다.
정규시장을 통한 자사주 장내매도 관련 규정도 삭제된다. 개정 상법은 자사주 처분 방식을 기존 주주에 대한 균등 처분 또는 특정 제3자 대상 처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시장매도 방식이 사라지면서 자사주 처분 상대방과 절차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사업보고서 공시서식도 개편한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사주 보유·처분계획과 소각기한 등을 사업보고서 '자기주식 보유현황'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관련 단기계획'에는 자사주의 당초 취득 목적도 기재하도록 했다. 투자자들이 취득 목적과 실제 처분 목적의 일치 여부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 시행령은 오는 30일 공포 즉시 시행된다. 관련 하위규정과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도 같은 날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라는 대원칙 아래 자사주가 주주환원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이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자사주 소각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5월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4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소각액 21조40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상장회사가 자사주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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