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 47%대로 추락AI·HBM 기대만으로는 지수 견인 한계반도체 쏠림 심화 속 2분기 실적 관건
사상 첫 코스피 9000선을 돌파했던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 제시한 코스피 1만포인트 달성의 핵심 전제로 꼽혔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돼 외국인 수급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특정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수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에 마감했다. 지난 3월 중동발 전쟁에 따른 '중동발 쇼크(-12.06%)'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당시 극심한 환율 변동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를 자극해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점은 이번 급락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급락도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 매도 물량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16조274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전날 기준 이달 들어 13조2076억원을 추가로 순매도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52%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47%대까지 하락하며 2013년 8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외국인 매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넘어 코스피 시가총액 1위(보통주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도주 편중과 시총 1위 교체를 시장 과열 신호로 해석하며 이외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되지 않을 경우 지수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자금 이탈의 주요 배경으로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유보도 꼽힌다.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MSCI 측은 외환시장 연장 등 한국 정부의 제도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역외 원화 직접 인도 불가, 야간 시간대 유동성 부족, 공매도 규제에 따른 운영상 부담 등을 이유로 선진국 지수 편입을 보류했다.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금리 정책 경계감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대기 자금 수요 등이 맞물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둔화됐다. 아울러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속도 조절 우려가 제기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대감에 의존했던 지수 상승세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가는 향후 지수 향방과 코스피 1만포인트 달성 여부는 결국 실적 펀더멘털과 외국인 수급 회복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최근 지수의 단기 조정을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9000선 안착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 실현 물량 소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HBM4 양산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 IT 업종의 실적 개선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가오는 실적 발표 시즌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5일 예정된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며 다음 달 이어지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 모멘텀이 확인될 경우 외국인 자금 재유입과 함께 지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급락은 아시아 증시 전반의 현상이 아닌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된 기술적 되돌림"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4개 종목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가 코스피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의 쏠림을 이익 기반 없는 비이성적인 과열로 보기는 어렵고 급락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재차 낮아진 만큼 실적이 증명되는 수출주 중심의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유보 전망은 앞선 시장 접근성 리뷰 단계에서 이미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이번 공식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MSCI 측이 제도의 단순 도입보다 실질적인 시행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변화 체감 정도를 주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정부의 관련 로드맵이 완료되는 내년 초 편입 가능성이 재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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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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