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융불안지수 17.2 '주의단계'···가계부채 '잠재 리스크'"환율 상승, 중동 리스크 영향···펀더멘털 괴리 시 안정 조치""외국인 매도 차익실현 성격···MSCI 편입, 자연스레 이뤄질 것"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와 자영업자 부실 등 국내 취약 부문의 리스크와 함께 최근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등 대외 변동성이 맞물려 있어 세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한은은 최근의 환율 불안과 외국인 주식 매도세의 경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 일시적인 대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며 필요시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5월 기준 17.2를 기록해 '주의단계(12 이상)'에 머물렀다. 중장기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46.0으로 점차 상승하며 장기 평균(45.7)을 소폭 웃돌았다.
한은은 실물경기 성장세와 금융기관의 복원력 덕분에 전반적인 시스템은 안정적이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늘며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60대 이상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커지고 기업 연체율이 상승 전환한 점을 핵심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국내 실물경기의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에 힘입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면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레버리지 투자도 늘어나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으며, 경제 각 부문에 걸친 양극화 심화가 잠재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러한 금융안정 상황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 시그널도 내비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2025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를 2.50%에서 유지해 왔으나, 앞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 경기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는 환율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배경에 대해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타결됐지만 이후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6월 FOMC 이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일 수 있다는 예상 때문에 미 달러 강세 영향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와중에 국내에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더해지면서 여타 주요 선진국 통화에 비해 우리나라 통화의 절하 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 부총재보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최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차익실현이나 리밸런싱 차원"이라며 "이러한 매도가 진정되면 우리 경제가 최근 경상수지 측면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점차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럼에도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고환율을 보인다든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에는 당연히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고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일축했다. 유재현 한은 국제기획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규모, 낮은 단기외채 비율,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전날 코스피가 큰 폭으로 급락한 상황에 대해 장 부총재보는 "최근 며칠 주가가 굉장히 가파르게 상승했고 과정에서 우리나라 주가 상승 폭이 굉장히 가팔랐기 때문에 그에 따른 주가 조정 폭도 굉장히 컸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는 펀더멘털 변화라기보다는 최근 변동성이 굉장히 큰 상황에서 주가가 큰 폭의 등락을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매도세의 향방에 대해서는 "5월에 상당 폭의 외국인 매도세가 있다가 6월 중순인 11일부터 16일까지는 매도세가 축소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면서도 "전날 다시 상당 폭 매도했고 국내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외국인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에 예단해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가 또다시 불발된 것과 관련해 장 부총재보는 "MSCI도 한국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지만 제도 개선이 일부 진행 중이고 개선된 제도들도 시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시장을 24시간 연장한다든지 이에 따른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것 등을 차질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시장과 계속 제도 개선에 대해 소통하면 MSCI 지수 편입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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