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916곳·시가총액 478조원으로 외형 확대우량기업 유입·투자자 신뢰 회복이 다음 30년 과제
출범 30주년을 맞은 코스닥이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상장사는 5배, 시가총액은 60배 넘게 늘며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코스피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처음으로 시가총액을 내줬다. 벤처·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로 출범한 코스닥은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이 코스피와 ETF로 이동하면서 성장시장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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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출범 30주년을 맞아 상장사와 시가총액 모두 크게 성장
그러나 코스피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ETF에 시가총액을 처음으로 내줌
투자자 관심과 자금이 코스피와 ETF로 이동하며 성장시장으로서 위상 흔들림
1997년 코스닥 상장사 359개, 시가총액 7조1000억원
2023년 말 상장사 1916개, 시가총액 454조원
2024년 6월26일 시가총액 478조7742억원, 60배 이상 성장
2024년 6월25일 ETF 시가총액 519조6781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499조3039억원) 첫 추월
올해 1월1일~6월26일 개인 투자자 코스닥 9조8670억원 순매도, 코스피 93조7360억원 순매수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대형주 중심 장세로 자금이 코스피에 집중
시가총액이 커진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구조 반복
중소형 내수기업 중심 시장 이미지 고착으로 투자자 관심 약화
개인, 기관, 외국인 모두 코스피와 ETF로 자금 이동
상장사 수와 외형 성장만으로 시장 위상 유지 어려움 확인
우량 기업 유입과 투자자 신뢰 회복이 코스닥의 다음 30년 과제
혁신기업이 코스닥을 성장 무대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 필요
업종 구성 변화로 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심의 신성장 동력 확보
하반기 실적과 정책이 코스닥에 관심을 높일 촉매제 역할 전망
반도체 주도주 쏠림이 완화되는 시점에 코스닥 반등 가능성 커질 것으로 예상
29일 한국거래소와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1997년 첫 집계 당시 코스닥 상장사는 359개, 시가총액은 7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는 1916개로 5배 이상 늘었고 시가총액도 454조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6월 26일 기준 시가총액은 478조7742억원으로 출범 초기보다 60배 넘게 성장했다.
반도체 랠리·ETF 확대···코스닥 자금 이탈
증권가는 올해 코스피를 중심으로 자금이 이동한 점이 코스닥 부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끌었고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장세가 이어질수록 코스닥은 시장 상승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닥 부진의 원인으로 시장 구조를 꼽았다. 그는 "시가총액이 커진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코스닥이 미국 나스닥처럼 대표 성장주를 보유한 시장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중소형 내수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은 ETF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내 ETF 시가총액은 519조6781억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 시가총액(499조3039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ETF 규모가 코스닥을 웃돈 것은 2002년 국내 ETF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튿날인 26일 478조7742억원으로 감소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도 달라졌다.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개인은 코스닥에서 9조867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피에서는 93조7360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잇달아 출시되고 퇴직연금 자금까지 ETF로 유입되면서 코스닥의 수급 기반도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기관과 외국인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 역시 코스피와 ETF로 자금을 옮기면서 코스닥의 수급 기반은 더욱 약화됐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돈이 되는 곳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최근 몇 달간 코스피와 반도체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침체됐다"며 "한쪽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장기화하면 시장 균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 넘어 체질 개선···코스닥의 다음 30년
외형 성장만으로 성장 시장의 위상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이번 30년이 보여준 과제로 꼽힌다. 상장사 수와 시가총액이 꾸준히 늘었음에도 시장의 관심과 투자자금은 코스피와 ETF로 이동했다. 결국 코스닥의 다음 30년은 우량 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얼마나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과제는 상장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양적 성장보다 우량 기업이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성장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기업이 코스닥을 성장 무대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다만 코스닥의 성장 동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바이오 중심이던 업종 구성이 AI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닥은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소부장의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관련 정책이 구체화되면 코스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코스닥 부진은 펀더멘털뿐 아니라 반도체 등 주도주로 자금이 집중되는 영향도 크다"며 "주도주 쏠림이 완화되는 시점이 돼야 코스닥 반등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의 봄은 반도체 주도주의 정점 통과(피크아웃) 시점에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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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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