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표기업 중심 투자환경 조성 방침기관·외국인 거래 확대 속 시장 신뢰도 강화산업별 질적 심사·기술 평가 체계 고도화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대폭 상향한다. 시가총액과 주가 기준에 미달하는 한계기업을 즉각 솎아내 올해에만 88개사를 상장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거래소는 우량기업의 코스피 이탈을 막기 위해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한 우량기업 전용 세그먼트를 신설해 시장 구조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코스닥시장 개설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지난 30년간의 시장 주요 지표를 점검하고 향후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시장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부실기업 퇴출 절차가 즉각 강화된다. 이날부터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및 주당 1000원 미만의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규정이 새롭게 적용된다. 실질 심사 절차 단축 및 불성실 공시에 대한 누적 벌점 기준 강화를 병행함에 따라 상장폐지 결정 기업 수는 2021년 8개사에서 올해 88개사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거래소 측은 추산했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1996년 7월 개장 당시 상장사 341개사, 시가총액 7조원 규모였던 코스닥 시장은 2025년 말 기준 1827개사로 확대됐다. 올해 1월 시가총액은 600조원을 넘어섰으며 현재 시가총액 약 506조원, 연간 거래대금 1827조원을 기록해 중국 차이넥스트에 이어 글로벌 신시장 2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개설 초기 22억원에서 올해 1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상장 기업 내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산업 비중은 2023년 34%에서 2025년 50% 수준으로 증가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거래 비중은 2020년 11.6%에서 올해 5월 30.2%로 확대됐다. 시장 개설 이후 조달된 자금은 기업공개(IPO) 43조2000억원, 유상증자 45조9000억원 등 총 89조원이다.
코스닥 시장의 정체기가 길어지며 최근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리는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최지우 상무는 "최근 10년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주요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이전 상장 당해 연말의 시가총액이 오히려 감소한 사례가 다수"라며 "단순히 소속 시장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밸류업이 실현되지 않으며 코스닥 내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거래소는 우량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닥 셀렉트 세그먼트'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우량 기업과 한계 기업이 혼재된 현행 체계를 분리해 기관 투자자의 선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2006년 시장을 분리 개편해 뉴욕증권거래소(NYSE)로의 우량 기업 이탈을 막고 대등한 경쟁 관계를 구축한 미국 나스닥 사례를 참고한 사례다.
최 상무는 "단순한 진입 문턱 조정이 아닌 산업별 질적 심사와 기술 평가 체계 고도화를 통해 일관성 있는 옥석 가리기를 진행할 것"이라며 "세그먼트 체계 구축과 엄정한 퇴출 제도를 통해 코스닥을 기관과 외국인이 믿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자본 조달 창구로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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