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자큐보' 성공한 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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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큐보' 성공한 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에 거는 기대

등록 2026.07.08 07:06

임주희

  기자

'자큐보' 캐시카우 삼아 차세대 항암제 '네수파립' 개발 가속화세계 최초 'PARP·Tankyrase' 이중 저해 기전···브라카 변이 없는 환자군 타깃췌장암·위암 등 美 FDA 희귀의약품(ODD) 달성···글로벌 임상 2상 완주 목표

온코닉테라퓨틱스 연구소.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제공온코닉테라퓨틱스 연구소.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제공

국산 37호 신약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자큐보(JAQUVO)'를 통해 '돈 버는 바이오'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글로벌 항암 시장을 향해 승부수를 던졌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가 구축한 강력한 캐시플로우를 연구개발(R&D) 원동력으로 삼아, 차세대 합성치사 이중저해 표적 항암제 '네수파립(Nesparib)'의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의 전유물이었던 항암 영역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현재 네수파립은 췌장암·난소암·자궁내막암·위암 4개 암종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동일 물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세 차례 받았다.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IR) 현장에서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대부분의 바이오텍이 일회성 기술 이전에 의존하는 반면 온코닉은 자큐보라는 확실한 블록버스터 신약을 통해 '연구-개발-매출-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온전히 갖췄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차세대 항암 물질 '네수파립'의 글로벌 임상을 주도적으로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파프 저해제의 한계 극복···'파프+탄키라제' 이중 저해의 혁신

네수파립의 핵심은 세계 최초로 파프(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 표적 기전이라는 점이다. 기존 항암 시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 GSK의 '제줄라' 등으로 대표되는 PARP 저해제들은 연간 10조 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이를 감안하면 네수파립 임상이 성공할 경우 그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세포는 DNA 이중나선 중 한 가닥만 끊어지면 남은 가닥을 주형 삼아 복구할 수 있으나 두 가닥이 모두 끊어지면 복구가 불가능해 세포가 죽는데 이를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라고 부른다"며 "DNA 손상을 복구하는 대표적 기전은 브라카(BRCA) 단백질과 파프 효소 두 가지로, 기존 파프 저해제(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 MSD·GSK의 제줄라 등)는 브라카 단백질에 변이가 있어 이미 복구 기능이 떨어진 암세포에서 파프 효소마저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해당 방식이 브라카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통한다는 점인데, 췌장암에서 브라카 변이가 있는 환자는 전체의 5%밖에 안된다"며 "나머지 95%의 환자에게는 치료 옵션이 없었던 셈인데, 네수파립은 탄키라제 효소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브라카 변이가 없는(Wild-type) 일반 환자들에게서도 강력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네수파립은 탄키라제 저해를 통해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할 때 성질을 바꾸는 과정인 'EMT(상피간엽이행)'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여 암세포의 전이를 강력하게 억제한다. 여기에 기존 PARP 저해제를 장기 복용해 내성이 생긴 암 환자에게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전임상 데이터도 확보했다.

아스코(ASCO)서 증명된 휴먼 데이터···췌장암 환자 '완전관해' 확인


네수파립 한국 임상 1상 결과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네수파립 한국 임상 1상 결과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네수파립은 단일 물질로 미국 FDA에서 췌장암, 위암, 소세포 폐암 등 총 3가지 암종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다. 미국 ODD 지정 시 임상 비용 면제, 신속 심사,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파격적인 행정 및 제도적 이점을 누리게 된다.

최근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임상종양학회 'ASCO(아스코)'에선 췌장암 임상 1b상 결과를 공개하며, 네수파립의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대다수(92% 이상)가 기존 PARP 저해제 효과를 볼 수 없는 '브라카 변이가 없는 정상 환자'이자 원격 전이가 진행된 말기 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표준 치료요법(제아브락센, 폴피리녹스)과 병용 투여했을 때 압도적인 데이터를 도출했다.

기존 제아브락센 단독 투여 시 객관적 반응률(ORR)과 질병통제율(DCR)이 각각 23%, 48% 수준에 머물렀으나, 네수파립 병용 투여 군에서는 ORR 53%, DCR 92%로 약 2배 이상의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은 미디안 값에 도달하지 않을 정도로 오랜 기간 암세포가 커지지 않고 유지되었으며, 전체생존기간(OS) 또한 기존 데이터(14.2개월)를 상회하며 획기적으로 연장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임상 참여자 중 췌장암 수술 후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가 진행된 말기 환자 한 분은 네수파립 투여 후 전이된 장기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 Complete Response)를 확인했다"며 "고형암에서 완전관해는 극히 드문 사례로, 현재 46개월 이상 생존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그레이드 3 이상의 이상 반응은 매우 적었으며, 임상 현장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Manageable) 수준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임상 2상 직접 완주 타깃···"제값 받는 기술이전 추진할 것"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 네수파립을 활용해 췌장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위암 등 4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난소암의 경우 셀트리온과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셀트리온의 '베그젤마'와 네수파립의 병용 유지 요법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난소암 유지 요법 시장의 경우 약 3조 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글로벌 임상 2상을 직접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조기 기술이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바이오텍들과는 체급이 다르고 이들은 판단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를 통해 올해 가이던스로 매출액 1118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제시할 만큼 안정적인 자체 예산과 캐시를 보유하고 있다"며 "네수파립의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위해 현재 FDA와 프리-IND(Pre-IND) 미팅을 진행 중이며, 올 연말 IND 제출을 목표로 자체 힘으로 임상 2상 단계까지 완주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섣부르게 헐값으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기보다, 임상 2상에서 확실하고 고도화된 휴먼 데이터를 확보해 뇌수파립의 가치를 극대화한 후 글로벌 제값을 받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ADC 넘어설 차세대 플랫폼 SMDC 준비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네수파립 외에도 경기도 하남 연구소를 통해 차세대 플랫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 시장을 휩쓴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한계인 높은 제조 비용(CMC)과 암세포 도달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항체 대신 저분자 화합물을 운반체로 쓰는 저분자 화합물 약물 접합체(SMDC)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ADC의 경우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항체를 만들기 때문에 생산 설비가 까다롭고 제조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높다. 하지만 SMDC는 저분자 화합물을 활용해 순수 화학합성 공정으로 만들어 내기에 세포 배양 과정이 필요 없고 생산 기간도 짧다. 따라서 제조원가가 ADC에 비해 싸지는 것은 물론 대량 생산도 용이하다. 게다가 바이오 항체에 비해 화학 구조식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기에 특허 회피나 신규 물질 특허 확보에도 유리하다.

암세포 도달률의 경우 ADC는 실제 투여량 중 암세포 내로 흡수되는 비율이 0.2~2% 내외에 불과하지만 AMDC의 경우 중심부까지 약물을 100%에 가깝게 뿜어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네수파립과 같은 이중 표적 DDR(DNA 손상 복구) 항암 물질을 페이로드(약물)로 활용하면, 체내 이동 중 링커가 끊어지더라도 독성 부작용 없이 암세포 표적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안전성이 극대화된다"며 "하나의 페이로드로 여러 암종을 타깃할 수 있는 후보를 여러 항체와 조합해 차세대 ADC를 만드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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