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정부, 韓 조선사에 첫 정보 요청···한미 조선협력 실무 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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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韓 조선사에 첫 정보 요청···한미 조선협력 실무 단계 진입

등록 2026.07.08 13:35

김제영

  기자

조선 3사, 미 국방부 RFI 자료 제출정상 간 논의, 실무 시장 조사로 본격화

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

미국 정부가 국내 주요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전투함과 군수지원함(급유함) 설계·건조 역량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조선협력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 국방당국이 국내 조선업계를 상대로 정보요청(RFI·Request for Information)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양국 간 해양 방산 협력이 정상 간 논의를 넘어 실무 검토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최근 국내 조선사에 각각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 관련 RFI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RFI는 미 연방조달규정(FAR)에 따라 정부가 향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기업의 생산 능력과 기술 수준, 인도 일정, 가격 경쟁력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절차다. 계약이나 입찰의 전 단계 성격으로 향후 사업 추진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시장조사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과 설계 인력, 건조 실적, 연간 생산 능력 등을 담은 자료를 미국 국방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이 추진하는 중형급 급유함 사업에는 두 회사와 함께 삼성중공업까지 참여해 총 3개사가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RFI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처음 진행된 공식 실무 절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한미 간 조선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첫 실무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느냐"고 직접 문의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상 간 협력 논의가 국방부와 해군 차원의 실무 검토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군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군함 건조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도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제도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미국 군함은 반스-톨레프슨 수정법 등 관련 규정으로 인해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이 사실상 제한돼 있다. 다만 미 해군의 함정 건조 지연과 생산능력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미 해군은 최근 발표한 '30년 함정 건조 계획'에서 2055년까지 대규모 함정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조선업 기반 약화와 생산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의 산업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RFI가 곧바로 함정 발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한국 조선소의 생산 능력과 기술 수준을 공식적으로 검증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과 제도 개선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면서 협력 가능한 업체들의 역량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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