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관리 주체 간 괴리 해결 촉구투자자 권리 보호·가치평가 체계 필요정책·제도 개선 없인 성장 한계 우려
내년 2월 토큰증권(STO) 시장 출범을 앞두고 문화산업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조각투자의 가능성과 구조적 한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IP 금융유동화의 성장 잠재력과 함께 저작권법·자본시장법 간 괴리, 팬덤 중심 가치평가, 조각투자 모델의 수익성 등 근본적인 쟁점들이 집중 제기됐다.
22일 서울 국회의시당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K 컬처콘텐츠 STO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서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STO와 실물연계자산(RWA)을 육성하려면 현행 규제와 법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음악 저작권 등 문화 자산의 특성을 '안정적 현금흐름을 가진 독립적 자산'으로 규정했다. 그는 "문화 자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다. 음악 저작권은 거시경제와 상관관계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채권, 원자재, 주식 등 매크로 지표에 민감하지 않은 독립적인 자산군"이라고 했다.
다만 저작권법과 자본시장법이 결합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세세히 짚었다. 실제로 '이중신탁 금지' 조항을 살펴보면 혁신금융사업을 통해 이중신탁을 한시적으로 허용받았지만, 제도권 편입 이후에도 법령 정비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는 "음악 저작권은 저작권료를 징수·배분하는 신탁관리 단체가 필수적이라 저작권단체에 신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금융상품화가 되려면 또 금융신탁을 해야 한다며 "지금 구조에서는 금융신탁한 자산을 저작권 관리 신탁 단체에 다시 맡겨야 하는데, (이중신탁은) 법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저작권과 금융을 관장하는 부처가 분리돼 있어 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정합성을 맞추기도 어렵다. 저작권은 문화체육관광부, 자본시장·금융정책은 금융당국이 각각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작권 관리 주체 문제도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현재 음악 저작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음반 인접권은 음반산업협회와 주요 유통사가 관리하는데, 현장에서 음반산업협회에 위탁하는 비율이 약 9%에 불과하다.
정 의장은 "관리·유통을 맡고 있는 주체와 법정 관리 단체 사이의 괴리 때문에 IP 유동화가 막힌다"며 "저작권법이 지정한 법정 관리단체 구조를 확장하거나, 산업 특수성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터차트·한터뮤직어워즈를 운영하는 곽영호 한터글로벌 대표는 현장의 유통·정산 구조와 팬덤의 행동 양식을 기반으로 STO 모델의 한계를 지적했다.
곽영호 대표는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1차원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과 팬덤이 움직이는 본질적인 메커니즘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실제 스트리밍 수익은 메가 히트곡이 아닌 이상 대중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크지 않다"며 "기획사와 아티스트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을 들여 메가 히트곡을 만든다. 그런 곡을 굳이 조각투자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자산, 비(非)트랙 위주의 공급이 반복되며, 유동성 부족과 팬덤의 회의감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는 자산 분할·유통이라는 장식된 금융 틀을 깨고,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확장까지 '전주기 생태계형 STO'로 나아가야 세계 팬덤이 자발적으로 소유하고 경쟁하는 진정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나웅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기반과 사무관은 콘텐츠 IP 증권화 방식과 가치평가 구조에 대해 보다 제도적인 관점에서 진단했다.
그는 "콘텐츠 IP를 증권화한다면 크게 투자수익증권, 수익증권 형태를 고려할 수 있다. 수익증권은 이미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는 IP를 대상으로 증권을 발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량적 가치평가가 가능하다"며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정량·정성 요소를 결합한 가치평가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투자수익증권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나 사무관은 "투자증권 형태의 경우 IP가 제작되기 이전, 실물이 없는 무형 상태에서 증권화가 논의된다"며 "이 단계에서는 콘텐츠진흥원이 정성적 요소까지 포함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증권화가 가능할지 여부는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무형 IP 단계에서 투자증권을 설계할 경우 투자자의 권리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며 "K컬처 IP STO 제도화 논의에서도 투자자 보호 장치와 가치평가 체계를 먼저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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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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