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으로 자금 확보해 제2공장 구축 본격화완제의약품 파트너사로 행보 강화한림제약 의존도 낮추고 신규 매출원 다각화
에이치엘지노믹스(HL지노믹스)가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생산능력 확대와 CMO·CDMO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고순도 결정화 기술과 불순물 제어 역량을 기반으로 만성질환 중심의 API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완제의약품 기업과 공동 개발·생산을 수행하는 '완제사 파트너형 API(원료의약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3년 연속 영업이익률 30%대
8일 원료의약품(API) 생산 전문기업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계획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김호진 에이치엘지노믹스 대표는 이날 "원료의약품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편중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와 자국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고품질 원료의약품에 대한 수요 확대로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심혈관계, 알레르기, 근골격계, 신경계 등 만성질환 치료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고지혈증 치료제 원료인 피타바스타틴 칼슘, 고혈압 치료제 원료 에스암로디핀 니코틴산염,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 원료 베포타스틴 베실산염 등이다. 만성질환 치료제는 반복 처방 수요가 크고 경기 변동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분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에이치엘지노믹스는 만성질환 중심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며, 원재료 개발부터 양산, 품질 및 규제 변화에 대응 가능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품질 원료의 안정적인 장기 공급을 통해 고객사와 강력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안정적인 수요와 높은 전환비용을 API 사업의 핵심 진입장벽으로 제시했다. 완제의약품 제조사가 원료 공급처를 바꾸려면 신규 제조원 적격성 평가와 원료-완제 연계심사를 다시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완제사가 원료의약품을 교체할 경우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높은 전환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는 고객사 락인 효과로 나타난다"고 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 실적은 최근 3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3년 248억원, 2024년 282억원, 2025년 2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77억원, 90억원, 93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30.9%, 2024년 31.8%, 2025년 32.3%로 3년 연속 30%대를 유지했다.
김 대표는 높은 수익성의 배경에 대해 "대표 품목을 중심으로 고마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 품목에 대한 제조 공정 개선을 통해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슬림하고 효율적인 조직 운영, 높은 가동률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제2공장 증설 필수"···생산능력 2배 확대·신사업 진출
회사는 현재 생산능력 확대가 불가피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07년 구축한 제1공장은 2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가동률이 116% 수준"이라며 "현재 생산 캐파로는 증가하는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용인 제2공장 구축을 추진한다. 제2공장은 기존 제1공장 대비 약 4.4배 넓은 연면적 1838평 규모로, 대형 멀티 라인 1개와 소형 라인 2개로 구성될 예정이다. 회사는 총 1만341평 규모의 산업단지 부지 내에 제2공장을 세우고, 대형 설비를 통해 기존 제품의 생산능력을 품목별로 1.5~2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2공장 구축은 현 단계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해야 할 선택"이라며 "제2공장을 통해 그동안 여건상 충분히 할 수 없었던 글로벌 CMO·CDMO 사업과 EU 등 고규제 시장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2공장은 EU GMP 기준과 자동화 설비를 반영한 생산시설로 구축될 예정이다. 회사는 대형 라인을 통해 기존 API 품목의 수요 대응력을 높이고, 소형 라인을 활용해 연구개발 단계의 신규 원료의약품 공정 개발과 시험생산, 고객사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생산 캐파 확대에 따라 품목별 제조원가도 10~30% 개선돼 단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제2공장을 기반으로 CMO·CDMO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회사는 국내외 완제 제약사와 스타트업 제약사를 대상으로 연구·임상·허가 단계부터 원료와 완제의약품 개발을 함께 수행하고, 상업화 단계에서는 API를 공급하는 파트너형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완제 제약사들은 신약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원료의약품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제2공장이 가동되는 시점까지 CDMO 사업화 역량을 강화할 연구개발 인력과 조직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백신 마이크로니들 사업도 중장기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2023년 쿼드메디슨과 글로벌 상용화 백신 3종에 대한 독점적 생산 및 판매권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쿼드메디슨은 백신 마이크로니들 기술 개발과 제조기술·설비 제공을,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위탁생산 공장 구축과 생산·품질관리 역할을 맡는 구조다.
다만 백신 마이크로니들 사업의 본격 매출 발생 시점은 연구개발 진척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쿼드메디슨도 코스닥 상장사이기 때문에 공시된 범위 내에서 설명드리는 데 제한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수요처와 연구개발 사업을 할 때 기술료 매출이 발생하면 양사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소를 구축해 글로벌 수요처에 제품을 납품하게 될 경우에도 관련 수익을 공유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모회사 한림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점진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과거 한림제약 매출 비중이 90%대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대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림제약은 회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갖는 데 도움이 되는 캡티브 마켓"이라면서도 "독립적 영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한림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춰 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2공장이 구축되면 타사 매출과 신규 사업 매출이 증가하면서 의존도는 50% 미만, 40%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총 256만5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1만8500~2만15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475억~551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436억~1669억원이다. 회사는 7월2일부터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7월13~14일 일반 청약을 거쳐 7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주로 제2공장 구축에 투입된다. 김 대표는 "제2공장 구축 자금은 759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현금 및 예금으로 약 380억 원을 보유하고 있고, 해마다 90억~100억 원 수준의 프리캐시플로가 발생하고 있어 제2공장 구축과 신규 사업 준비를 유동성 걱정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번 공모자금 중 3분의 1은 구주매출, 3분의 2는 신주발행"이라며 "신주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에이치엘지노믹스의 제2공장 구축 자금으로 사용하고, 구주매출을 통해 조달된 한림제약 자금은 한림제약의 제2공장 구축 및 시설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에이치엘지노믹스는 그동안 API 회사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는 제2공장 구축과 마이크로니들 신사업을 포함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