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TSMC처럼 갈까···나스닥행 SK하이닉스, 본주 재평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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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처럼 갈까···나스닥행 SK하이닉스, 본주 재평가 기대감

등록 2026.07.10 13:14

박경보

  기자

10일 ADR 상장···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확대본주와 가격 연동···차익거래로 기업가치 수렴증권가 "글로벌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입성을 계기로 본주 가치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금 유입과 밸류에이션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가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뛴 TSMC 사례가 SK하이닉스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일(현지시간) 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 공모 규모는 265억달러(약 40조원)로 미국 국적이 아닌 기업의 미국 증시 공모 가운데 역대 최대다. ADR 발행 주식은 1억7790만주이며, 이는 국내 보통주 기준 1779만주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ADR은 10일(현지시간)부터 'SKHYV' 종목코드로 조건부 거래를 시작한다. 이후 13일부터는 'SKHY' 종목코드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정규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는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이뤄지지만 결제는 정규 거래 개시 이후 진행된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 시장에서 형성될 ADR 가격이 국내 본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ADR은 국내 보통주를 기초로 발행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되면 본주와의 가격 차이가 형성된다. 이후 투자자들의 차익거래가 활발해질수록 ADR과 본주 가격은 서로 수렴하며 동일한 기업가치를 반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에서 ADR 가격이 국내 본주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경우 투자자는 국내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한 뒤 ADR로 전환해 미국 시장에서 매도하는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ADR이 본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 ADR을 국내 주식으로 전환한 뒤 국내 시장에서 매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TSMC, 본주 대비 프리미엄 유지···차익거래 선순환 기대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글로벌 밸류에이션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환율과 거래시간, 투자 절차 등의 제약으로 한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ADR이 상장되면 미국 투자자들은 달러만으로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증시는 세계 최대 자본시장이자 글로벌 기술주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시장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이곳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도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기존 국내 반도체 대표주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업으로 직접 평가받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TSMC의 성공 사례가 있다. 1997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TSMC ADR은 대만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이후 ADR과 대만 본주 간 차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양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함께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TSMC ADR이 역사적으로 대만 본주 대비 평균 약 2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프리미엄 범위도 8~34%에 달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TSMC ADR의 프리미엄도 약 12% 수준으로 평가된다.

높아지는 주가 눈높이···"기업가치 할인 해소 기회"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ADR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투자 수요가 집중될 경우 한국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DR에 프리미엄이 붙으면 미국 투자자 자금 유입과 함께 국내 본주 가치도 동반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420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며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430만원으로 제시하며 향후 주가 재평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미국 나스닥 ADR 상장과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 장기공급계약(LTA)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쟁사들은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상을 부여받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보다 훨씬 낮은 멀티플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ADR 상장은 그동안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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