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부세 확 바뀌나···'주택 수' 대신 '집값' 기준 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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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확 바뀌나···'주택 수' 대신 '집값' 기준 힘 받는다

등록 2026.07.16 14:58

수정 2026.07.16 17:40

김선민

  기자

장기보유 특별공제,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 필요성 제기보유세 강화·세 부담 확대 둘러싼 전문가 의견 분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현행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기간보다 실거주 기간을 기준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제시됐다. 다만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세 부담 확대의 속도와 범위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 세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를 둘러싼 토론에서는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남기업 토지거래자유소장은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은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종부세뿐 아니라 재산세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유세 확대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국가 경제와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도한 세 부담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급격한 과세 강화는 거래 감소와 매물 잠김, 전월세 공급 축소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종부세 과세 체계는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가액 기준으로 과세하면 초고가 1주택도 과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며 "누진세율과 실거주 공제 한도를 함께 적용하면 과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1주택의 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심충진 교수는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공시가격 일정 수준 이상 주택은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과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실효세율을 높이는 이른바 '핀셋 증세'를 제안하며 기준선으로 4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기준은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1세대 1주택 종부세 공제 방식도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심 교수는 "현재처럼 보유기간을 기준으로 공제하는 방식은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며 "실거주 기간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영진 랩장 역시 "현재의 보유공제를 실거주 공제로 전환해 실제 거주 기간에 따라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양도소득세 토론에서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심 교수는 "보유기간만으로 최대 40% 공제를 적용하는 현행 제도는 투기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며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장기간 실거주한 경우에만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종현 본부장도 "양도세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인 만큼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되, 투자 목적의 주택은 원칙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초고가 1주택까지 동일한 혜택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다주택자 과세를 둘러싼 의견도 제시됐다.

심 교수는 일정 기간 발생한 주택 양도차익을 합산 과세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매물 잠김을 완화하면서도 과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대신 일정 기간 내 매도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해 시장 매물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1가구 1주택 양도세 감면은 평생 한 차례로 제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유세 강화와 거래 활성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랩장은 "보유세를 높인다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일부 완화해 거래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양도세는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는 만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세 부담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주택은 기본적으로 거주를 위한 공간"이라며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개인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정책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라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이번 논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행 종부세는 1주택과 다주택을 단순히 주택 수로 구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 보유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가 정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보유세 강화 자체가 정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실수요자의 세 부담은 완화하되 초고가 주택이나 투기성·다주택 보유에 대해서는 누진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이 조세 형평성과 시장 안정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로 공급·금융·세제 분야별 부동산 공개 토론회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한편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공급·금융·세제 등 3개 분야 공개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부동산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제시된 의견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민 대토론회를 거쳐 최종 정책 방향에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열린 부동산 공개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도심 내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금융 분야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지원은 유지하되, 투기성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정교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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