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분석 결과 장부가 기준 토지·건물 2조3235억원 처분리스부채 상환액 5년 새 86% 급증···고정비 부담 확대유동성 확보했지만 투자 여력·점포 경쟁력 약화 지적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10년간 장부금액 기준 2조3000억원이 넘는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 사실이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인수금융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을 유동화하는 전략이 이어졌지만 그 대가로 임차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비용 구조가 한층 무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재무구조 변화가 장기적인 투자 여력과 점포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처분한 토지와 건물은 장부금액 기준 총 2조3235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계는 지배구조 변화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2019년 리파이낸싱 이전에는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이후에는 합병 법인인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유형자산 장부금액 변동 내역을 추적했다.
공시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처분한 토지와 건물은 1조3035억원이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직후인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1년 동안에만 5684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냈다.
리파이낸싱 이후에도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2019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추가로 처분한 토지와 건물은 1조199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MBK 인수 이후 10년 동안 장부금액 기준 2조3235억원 규모의 부동산이 현금화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산 유동화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뒷받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BK는 2015년 약 7조2000억원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며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인수금융 규모를 약 4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수대금의 절반 이상을 차입으로 조달한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당시 "인수금융의 상당 부분이 차입으로 조달되면서 홈플러스 계열 전반의 재무 부담이 확대됐고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이 담보로 활용되면서 재무적 융통성도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시선은 자산 매각 자체보다 그 이후 비용 구조 변화에 쏠린다. 자가 점포를 매각하면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임차 형태로 운영되면서 임차료와 리스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자산은 줄어드는 대신 고정비 부담은 커지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리스 관련 현금 유출은 크게 확대됐다.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리스부채 상환에 사용한 현금은 4080억원이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의 2189억원보다 약 86% 증가했다.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전략이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금흐름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제기된 인수금융 논란과 관련해 MBK의 인수 차입금은 2조7000억원 수준이며 인수 당시 연간 EBITDA가 약 8000억원으로 이자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위기를 소비 침체나 오프라인 유통시장 부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규모 자산 유동화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임차료와 리스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장기적인 투자 여력과 수익성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은 당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이후에는 임차료를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며 "점포 경쟁력이 핵심인 대형마트 사업에서는 자산 구조의 변화가 장기적인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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