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家 '상속분쟁 2라운드'···파양 이어 상속회복청구 항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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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상속분쟁 2라운드'···파양 이어 상속회복청구 항소심

등록 2026.09.04 14:38

신지훈

  기자

구광모 회장과 김영식 여사, 법적 모자관계 유지파양소송 1심 결과 이후 바로 상속회복청구 소송 이어져가족 간 상속재산 분할 갈등 속 치열한 법적 공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양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양어머니 김영식 여사의 법적 모자관계가 유지된다. 서울가정법원이 김 여사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파양 청구를 기각하면서다.

하지만 LG가(家)의 법적 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항소심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파양소송 1심 판결 다음 날인 오늘(4일) 서울고법에서 상속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어 LG가 가족 간 법정 공방은 곧바로 2라운드에 들어간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이은주 판사는 지난 3일 김 여사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재판상 파양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김 여사가 전부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기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외아들을 사고로 잃은 구본무 전 회장은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2004년 조카인 구 회장을 양자로 들였다. 구 회장은 2018년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한 뒤 ㈜LG 지분 대부분을 상속받아 최대주주에 오르며 그룹 경영권을 승계했다.

김 여사는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으로, 구 회장에게는 법적으로 양어머니다. 하지만 구본무 전 회장의 사망 이후 상속재산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김 여사는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2024년 11월 구 회장과의 법적 모자관계를 끊어달라며 별도로 파양소송을 냈다.

김 여사 측은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이상 법률상 모자로 남아 있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905조에서 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등에 재판상 파양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여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떤 사정을 파양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는지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이날 직접 선고공판에 참석했다. 청구 기각 판결이 선고되자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법적 다툼을 끝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는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가정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이 관계가 정리될 때까지 끝까지 좋은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항소를 통해 파양을 다시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파양소송에서 김 여사 측이 패소하면서 구 회장과 김 여사의 법적 모자관계를 끊는 문제는 일단 1심에서 구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여사와 두 친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2023년 구본무 전 회장 별세 당시 이뤄진 상속재산 분할에 문제가 있다며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 여사 측은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다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당시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가 유효하게 작성됐으며, 그 과정에서 구 회장 측의 기망행위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에 따라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서울고법에서 2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파양소송 1심 선고 다음 날인 이날 서울고법에서 상속회복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하루 사이 서로 다른 법정에서 LG가를 둘러싼 두 건의 법적 분쟁이 연이어 다뤄지는 셈이다.

이번 파양소송과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법적으로 별개의 사건이지만 배경에는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파양소송은 구 회장과 김 여사의 법적 모자관계를 해소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반면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을 누가 어느 정도 상속받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따라서 파양소송 1심에서 김 여사 측이 패소했다고 해서 상속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까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는 상속회복청구 소송 항소심이 LG가 분쟁의 핵심 무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1심에서 구 회장 측이 승소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김 여사 측이 1심 판단을 뒤집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상속재산 분할 협의의 적법성과 당시 협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LG가 입장에서도 상속분쟁의 향방은 단순한 가족 간 법적 다툼을 넘어 그룹 지배구조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LG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만큼 상속재산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결국 이번 파양소송 판결은 LG가 분쟁의 종착점이라기보다 하나의 갈림길에 가깝다. 구 회장과 김 여사의 법적 모자관계는 일단 유지됐지만,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소송은 항소심에서 계속된다.

파양소송 1심이 끝난 바로 다음 날 상속소송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LG가의 '분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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